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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fn사설]국민 조롱거리로 전락한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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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후 처음으로 30%대로 주저앉았다. 14일 한국갤럽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9%로 나왔다. 2017년 5월 취임후 가장 낮다. 부정평가는 53%에 달했다. 30대와 서울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매물도 씨가 말랐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 대비 0.14% 올라 59주 연속 상승했다. 한 빅데이터 조사업체에 따르면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주만인 이날 서울의 전세 매물은 3만1874건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18.7% 줄었다. 중랑구·은평구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전세 매물 감소 폭이 컸다. 집 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반전세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업체는 봤다. 호기롭게 밀어부친 임대차법 탓에 매물도 사라지고 전셋값도 천장을 뚫을 태세다.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번갯불에 콩 볶듯 처리한 법이 오히려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먹구름이 온통 민심을 뒤덮고 있는 데도 문 대통령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중 성장률 1위가 전망될 정도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으로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홍 부총리를 두둔했다. 오히려 "자신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라"고 격려까지 했다. 극심한 시장 혼란에도 지금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말로 들린다.

정부는 아예 전·월세 값까지 통제하겠다고 나섰다. 지금도 전세 매물이 귀해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데 전·월세 가격까지 통제하면 부동산 시장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번지 수를 잘못 짚어도 한 참 잘못 짚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는 커녕 시장을 더 센 규제로 통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격이다.

요즘 인터넷에는 '부동산 어벤져스'까지 등장했다. 영화 '어벤져스'에 빗대 여권 인사들의 집테크를 조롱하는 내용이다. 어쩌다 정부 정책이 비아냥 대상이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는 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집을 가진 사람도 못가진 사람도 힘들다고 온통 아우성이다. 정부·여당은 하루라도 빨리 현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부동산 정책부터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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