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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사모펀드 2곳, 일반기업 2곳과 매각 논의 中"… 노조는 현실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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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벼랑 끝에 놓인 이스타항공이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사측은 사모펀드 2곳, 일반 기업 2곳과 재매각을 논의하고 있으며 며칠 내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재선정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면 협상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논의 중인 인수 후보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항공업과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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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사측은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에 앞서 새로운 투자자부터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의 유일 노조인 조종사노조 측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 일가의 배임·횡령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부 역시 특혜 시비가 부담돼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스타항공 내부에서는 노조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새로운 인수 주체와의 협의 과정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비노조 직원은 "실제 직원 대부분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반자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한 민주노총이 제3의 인수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종사노조가 마치 이스타항공 전체 직원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직원은 노조의 주장과 행동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불만이 쌓여 노조 탈퇴도 줄을 잇고 있지만, 노조 외의 직원들은 당장 구심점이 없어 지켜보기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의 M&A 무산 전까지 200명 이상이었던 노조원은 현재 150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이 내분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상직 의원은 당초 8월 초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함께 ‘이스타항공 살리기’를 위한 청사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노조 측은 "실체도 없는 인수자만 강조하고 끝까지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고, 비노조 직원들 역시 "회사가 살아나는 데 이 의원은 도움은커녕 폐만 끼치고 있어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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