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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아무튼, 주말] 고요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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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 기자의 Oh!컷]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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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평화로운 수중 스튜디오에서 배우와 스태프가 촬영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수작코리아에 모인 이들은 서울농아인협회 청년회원들. 청각장애를 가진,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聾人)이다. 패럴스마트폰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다이빙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직장인과 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10분짜리 영화를 위해 한 달 동안 틈틈이 프리다이빙을 배웠다고 한다. 벌써 일곱 시간째 물속에서 촬영하느라 손은 하얗게 팅팅 불었지만 배우와 스태프 모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물속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세상. 누구나 손짓과 몸짓으로 소통한다. 농인들이 느끼는 물속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촬영을 마친 배우에게 다가가 물어봤더니,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물속에서는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소리에 대해 억압을 받지 않아요. 그래서 비로소 자유로워지죠. 농인과 비장애인이 아무런 경계 없이 교감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 자유로움을 물 밖에서도 느끼고 싶어요.”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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