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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합천농민 삭발시위 "환경부·水公, 수해 전액 보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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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명 정부세종청사 집결 "합천댐 물관리 실패로 피해 커져"

"담수량, 방수량도 예측 못 하는 환경부가 물관리가 웬 말이냐!"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가진 합천 농민 수백 명은 이런 구호를 외쳤다. '합천댐 물관리 실패한 수자원공사 사장을 즉시 파면하라' 등의 팻말이 보였다. 문준희 합천군수와 홍수 피해 농민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피해 전액 보상, 환경부·수자원공사 측의 사죄 등을 요구하며 2시간가량 집회를 했다. 김윤철 경남도의원과 농민 대표, 지방의원 등 5명이 항의의 의미로 집회 현장에서 삭발했다. 세종시 환경부와 대전시 수자원공사 앞은 홍수 피해 농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중이다.

조선일보

한국농업경영인합천군연합회 회원 등 경남 합천군 주민들이 14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합천댐 물관리 실패에 따른 수해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윤철 경남도의원과 농민 대표, 지방의원 등 5명이 항의의 의미로 집회 현장에서 삭발을 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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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민 김모(62)씨는 "물이 불어나면서 밭과 논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고, 나중에는 축사에도 물이 차 소와 돼지가 쓸려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예전에 댐을 국토부에서 관리할 때는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환경부에서 댐을 잘못 관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삼환 한국농업경영인 합천군연합회 회장은 "합천군민들이 주택과 농경지, 축사 등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데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피해를 100%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청이 (집중호우) 며칠 전부터 수자원공사에 저수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지역민의 안위는 아랑곳없이 만수위까지 담수하다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합천군에 따르면 합천댐은 지난 7일 오후 5시쯤 수문 5개를 열어 초당 500t을 방류하다 폭우가 이어지자 8일 오후엔 한때 초당 2700여t의 물을 내보냈다. 합천군에서는 황강 주변 농경지 435㏊와 주택 82채, 축사 14곳 등이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환경부는 하류 지역에 홍수 피해가 난 섬진강댐, 용담댐, 합천댐 등의 운영·관리 적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댐관리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출신 위원장을 위촉하고, 위원은 피해 지역 지자체와 지역협의체, 관련 학회의 추천을 받아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에라도 다음 주부터 사전 조사를 개시하겠다"며 "방류량, 방류 시점과 기간, 방류 사전 통보 여부 등뿐 아니라, 댐 운영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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