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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3일 연휴 코로나 비상… 美·日·유럽처럼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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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수도권서 코로나 감염 확산

조선일보

135일 만에 이틀 연속 100명대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진 것도 충격이지만 특히 시점이 광복절 황금연휴(15~17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오랜 장마 등으로 휴가철인데도 사람들의 이동이 비교적 적었지만 이번 연휴를 계기로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대유행이 재개된 미국·유럽·일본이 모두 휴가철이나 휴가지와 연관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해변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상향을 저울질하는 등 비상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수도권 대규모 유행이 우려된다.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4일 0시 기준으로 공식 집계된 하루 신규 지역 감염 확진자가 85명 등 국내 확진자가 총 103명(해외 입국 포함) 나온 데 이어, 14일 하루 동안 지자체별 집계를 추산하면 서울과 경기에서만 확진자가 최소 120명 나왔다. 서울(58명)과 경기(62명) 모두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최대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수도권 교회에서 집중 확산

수도권 교회와 전통시장과 식당 등 코로나 감염 확산 위험이 큰 이른바 '3밀(밀폐·밀접·밀집)' 시설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특히 교회에서 발생 비율이 높다. 또한 최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방역 당국이 공식 집계한 집단감염은 모두 11건으로, 이 가운데 9건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사례다. 경기 용인 기흥구에 있는 우리제일교회에서 지난 11일 첫 환자가 나온 데 이어 나흘간 누적 확진자가 91명으로 급증했다. 고양 기쁨153교회,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 등에서도 추가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이 신도와 방문자 등 1897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회를 다녀온 강원도 춘천의 한 여성과 접촉자 2명 등 3명이 이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수도권 교회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강남구 대치동 소재 금 투자회사인 '골드트레인'에서 직원 4명과 방문자 2명, 추가 전파자 12명 등 18명이 집단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역 당국은 이날 발표했다. 지난 11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사흘 만에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이날 경기 구리와 충남 태안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고양 반석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남대문시장에서 9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600여 점포가 밀집한 서울 동대문시장 통일상가에서도 이날 2명이 추가로 늘었다. 롯데리아 점주들이 모인 서울 광진구 '치킨뱅이 능동점'에서는 손님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감염 경로 불명 비율 13.7%, 2주 전보다 두배

최근 확산하는 수도권 집단감염은 지난 5~6월 수도권 감염 확산으로 이어진 이태원 클럽이나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감염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게 방역 당국 판단이다. 서울·경기 전역에 흩어진 집단감염 사례의 최초 감염 경로 자체가 미궁이기 때문이다. 지난 2주간 나온 확진자 568명 가운데 13.7%인 78명이 깜깜이 감염 사례다. 이 비율은 직전 2주(6.6%)의 두 배 이상이다. 확진자나 접촉자로 잡히지 않아 수도권 전역에 퍼져 있는 숨은 감염자들이 방역망 밖에서 추가 감염을 전파할 수 있어 방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조용한 전파가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고.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진단·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재생산 지수'도 지난 일주일간 1.31명으로 추산됐다. 1명이 1.31명을 감염시켰다는 의미다. 방역 당국은 초기 코로나 유형보다 바이러스양이 6배쯤 많은 GH 유형이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 사례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개학 앞두고 학교 감염 비상

광복절 연휴 이후 18일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초·중·고의 개학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학교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인접해 있는 죽전고에서 이날 1명이 확진돼 모두 5명의 학생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 거리 대지고 학생 확진자 2명 등 두 학교 확진자들과 학교 밖에서 접촉하며 감염된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현대고 3학년 학생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등교 수업 중이던 1·3학년 학생들이 귀가 조치됐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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