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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연합 전시훈련한다면서… 韓美, 각자 따로 지하시설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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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려, 전시벙커 이용않기로… 軍안팎선 "물훈련… 성과있겠나"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할 하반기 연합훈련 본훈련에서 전시(戰時) 지휘소인 수도방위사령부 B-1 문서고와 성남 CP 탱고를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가 올해 훈련에서는 수방사 B-1 문서고와 성남 CP 탱고에서 훈련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대신 한국군과 미군 모두 평시 지하 시설에서 각자 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 대비 훈련을 전시 지휘소에서 하지 않는 셈이다.

우리 군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 되면 전시 시설인 B-1 문서고에 모여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 지휘소(CPX) 훈련을 실시해왔다. 미군도 성남 CP 탱고에서 훈련을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 악화로 한·미 당국자들이 한곳에 모이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훈련을 위해 대규모 병력이 벙커 시설에 모였다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전시지휘소가 아닌 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훈련이 '물훈련'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실제 전시에 운영되는 지휘소가 아니고 공간도 협소한 곳에서 하는 훈련이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합참 전투통제실도 밀폐된 공간으로, 수방사 문서고와 같이 코로나 집단 감염 환경은 똑같다 볼 수 있다"고 했다.

전시 지휘소까지 운영하지 않으면서 훈련을 축소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 훈련도 코로나 상황 때문에 미뤘고, 지금도 코로나로 미룬다고 하면 큰 반발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급한 현 정부 입장에서는 훈련을 일부라도 진행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1일부터 연합훈련의 사전 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진행 중이지만 본훈련 이틀 전인 14일에도 훈련 명칭을 공개하지 않았다. 군에서는 이름도 부르지 못한 채 '홍길동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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