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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중일전쟁 전범들, 자신의 악행을 고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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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악한 사람들

제임스 도즈 지음|변진경 옮김|오월의봄 356쪽|1만9000원

“전선에 가면 반드시 강간을 했죠. 몇 번이나 했어? 서로 말하곤 했어요. 일종의 경쟁의식이 생겨나곤 했어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사람을 찔러요. 익숙해지고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걸 하면 실적이 올라갈 거야.” 더 끔찍하고 잔혹한 행위들이 책에 가득하다. 1937년 이후 중일전쟁 때 일본군 병사로 참전해 강간·학살·고문·생체실험 등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자신의 잔악무도한 행위를 고백한다. 전후 소련 시베리아 수용소에 투옥됐다가 중국 푸순 수용소로 넘겨진 전범들이다. 이들은 군사재판에서 사형되리라 여겼지만 1957년 석방돼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후 ‘중국귀환자연락회’를 만들고 전쟁 범죄의 실상을 알리며 평화운동을 벌였다. ‘푸순의 기적’이라 불린다. 전쟁 전 그들은 교사·의사·농민 등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악한 사람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악행을 막을 수 있는지 고민하게 한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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