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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어린이 책] 집파리의 혀는 발바닥에 달려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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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토록 멋진 곤충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글·니나 마리 앤더슨 그림 조은영 옮김ㅣ단추ㅣ136쪽ㅣ1만7000원

수억 년 전, 공룡이 지구에 나타나기 한참 전 세상에는 지금보다 공기 중에 산소가 훨씬 많았다. 허파 대신 몸속 숨관으로 숨을 쉬는 곤충은 몸의 구석구석으로 호흡하기가 한결 쉬워서 몸이 아주 크게 자랄 수 있었다. 그 시절엔 거인 같은 잠자리도 날아다녔다. 못 믿겠다고? 당신의 팔을 날개라 여기고 밖으로 쭉 뻗어 보자. 그게 이 잠자리들의 크기였다. 곤충을 다룬 책은 참 많지만, 아름다운 곤충 과학책은 드물다. 노르웨이의 곤충학자가 글을 쓰고 수채화가가 그림을 그린 이 책은 매미, 개미, 바퀴벌레, 모기, 꿀벌, 말벌 등 아이들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곤충 50여 종의 속살을 들춘다. 털 달린 다리로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마구 짓밟는 집파리의 행동엔 이유가 있다. 맛을 느끼는 혀가 발바닥에 달려 있어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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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물 밖으로 스노클을 올려 보내 숨 쉬는 모기 유충, 진딧물을 사육해 달콤한 설탕물을 얻는 개미가 나온다. 무당벌레의 몸에 알을 낳아서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말벌이나 죽음의 방귀를 뀌는 애벌레, 엉덩이에서 독이 든 대포를 쏘는 폭탄먼지벌레도 등장한다. 이 모든 조그맣고 버둥대고 꿈틀대는 생명들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는 것이다. 정글에 사는 깔따구는 모기와 비슷하지만 카카오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며 꽃가루를 운반해준다. 덕분에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도 곤충이 먹어 치운다. 과학자들이 뉴욕 중심가에서 1년간 개미들이 삼키는 핫도그의 양을 계산해보니 무려 6만 개였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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