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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어르신 위한 복달임행사가 집단 감염으로... 양평군 31명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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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코로나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문진표 작성을 돕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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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하려고 한 일인데….”
한꺼번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주민 31명 중 29명이 함께 복달임 행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양평군에 따르면 동네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이 복날에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한다고 지난 9일 명달리 숲속학교에서 복달임 행사를 가졌다.
복달임 행사는 복날에 허해진 기운을 채우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 것. 명달리 숲속학교는 폐교를 개조해 마을 주민들이 체험 행사장으로 쓰는 곳이다. 주최자는 어르신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면사무소 큰 식당에 가지 않고 마을 안에서 음식을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복달임 행사에 서울 광진구 29번 환자인 80대 할아버지 A씨가 참석한 것. A씨는 평일에는 서울에 머물다가 주말에는 서종면 집에서 지내는데 12일 확진된 손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행사 당시 명달리숲속학교에는 주민 51명이 있었고 평균 연령은 70대였다. 당일 비가 내린 관계로 행사는 식당에서 진행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가량 열린 행사에는 오리탕과 삼계탕 등 음식과 주류가 제공됐으며 전체 참가자 51명 가운데 58%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에 포함된 명달리 김주형 이장은 “중복에는 면사무소 인근 식당에서 복달임했는데 어르신들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고 코로나 감염 우려도 있어 말복 행사는 숲속학교에서 가졌다”며 “A씨가 외지에 사는 분 가운데 거의 유일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다들 동네 분들이라 안심하고 음식을 먹었고 숲속학교 도착 이후 식사 과정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은 것으로 안다”며 “어르신들을 대접한다고 한 것이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고 난처해했다.

양평군 관계자는 “밀폐된 공간인 숲속학교 식당 내에서 접촉하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며 “숲속학교에는 노래방도 있는데 일부 어르신이 이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는 복달임 전날인 8일 마을회관마트(명달리 옆 노문리 소재)에서 지인들과 막걸리를 먹었으며 이들 가운데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서종면에 역학조사관 10명을 대거 투입해 확진자들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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