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부실 명단 확인되면 법적 조치"

전광훈 목사가 지난 6월 24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교회 철거 및 용역의 충돌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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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서울시에 ‘부실 참석자 명단’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된 지난 3월과 4월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이행하지 않은 채 예배를 강행해 고발되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교인 일부는 오늘 열리는 정부 규탄 집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15일 열린 코로나19 관련 서울시긴급 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명단에 전광훈 담임목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자료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자료 제출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최초 1명이 발생한 후 13일 12명 14일 30명 등 총 43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교회를 폐쇄하고 긴급 방역조치와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코로나19 진단 이행 명령’을 발동해 교회로부터 이달 7∼13일 방문자 명단을 제출받아 시·도별 진단검사 대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박 통제관은 “집회를 앞두고 어제 사랑제일교회와 성북구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교인 및 방문자 4,053명에게 안전 및 검사 안내 문자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행명령을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도 가능하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와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는 439명에 불과하다. 38명은 음성, 나머지는 진행 중이다. 교인의 경우 확진 판정 비율이 커 검사 경과에 따라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진단검사 결과가 나온 54명 가운데 75.9％에 해당하는 4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박 통제관은 “서울시는 15일부터 17일까지 기간이 코로나19 제 2차 대유행을 가르는 중대고비라고 판단하고 있다. 종교계 등 관련 단체 여러 분은 성숙한 연대 의식으로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