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문 대통령,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 통해 북한에 '협력' 제안...“남북협력이 최고의 안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0.8.15 cityboy@yna.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에 다시 한 번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다. 최고의 안보는 '핵'이 아닌 '남북협력'인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선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강제징용 관련 갈등 봉합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우리나라'를 주제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말했다.

남북간, 북미간 대화협력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 핵심 아젠다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남북협력이 공고해질 수록 각각의 안보가 공고해지고 그것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번영으로 나아갈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장 논리를 지적하는 동시에 미국과 국제사회 협력을 이끌어내 북한 체제 보장을 보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은 체제보장의 방안 중 하나로 핵무장을 추진해왔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북한에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보건의료 협력 카드를 다시 한번 꺼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로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자각했다”며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 안보이자 평화”라며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 국민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 및 산림 협력과 농업기술·품종 공동연구, 이산가종 상봉, 남북철도 연결 등을 언급하며 “평화 공동체, 경제 공동체와 함께 생명 공동체를 이루는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6차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에선 외부도움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만큼 북한의 즉각적인 반응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자신문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고 있다. 2020.8.15 cityboy@yna.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도 작년과 달리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강조했던 것에 비해선 유화적 제스쳐다. 지난 1년간 일본 수출규제 조치 대응을 통해 소재부품장비산업 자립 등 '흔들림 없는 경제'를 만들어냈다는 자신감이 그 원천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 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한일관계는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 일본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필요한 소재 등의 수출을 금지하며 경제분쟁으로 확산됐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소송한 분 중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의 공동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자신문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박두옥 씨에게 애족장을 추서한 뒤 자녀 김형근 씨에게 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2020.8.15 cityboy@yna.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로 지친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연설에도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코로나 위기 역시 나라와 개인, 의료진, 기업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응 선방이 경제 선방으로 이어졌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로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이라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복절 경축식은 통상의 기념식과 달리 문 대통령 내외가 행사장에 마지막으로 입장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생존 애국지사 4명보다 먼저 행사장에 도착한 뒤,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생존 애국지사들을 맞이했다. 생존 애국지사는 총 31명으로 이 중 국내 거주하는 4명만 참석했다.

경축식에선 총 351명(여성 11명)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故 김좌목 등 5명에게 건국훈장 및 대통령 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