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장마 끝나니 코로나"…확진자 급증에 자영업자들 시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때 매출 다소 회복됐다가 연휴 끝나고 급감"

연합뉴스

점심시간에도 텅 빈 신촌의 한 식당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지난 18일 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손님 한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2020.8.19 stop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김정진 기자 = "장마철에도 손님이 적었는데, 코로나19까지 터지니까 직원이 3명인데도 점심에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와요. 2학기 개강도 온라인으로 하면 문을 닫아야겠지요."(신촌역 인근 감자탕집에서 일하는 62세 남모씨)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이래 서서히 회복중이던 외식업·서비스업 매출은 유달리 긴 장마에 이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크게 떨어졌다. 올 여름 장마는 기상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인 54일간 이어졌으며,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가장 빠르다.

지난 18일 오후 1시께 취재진이 찾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역 대학가는 한산했다. 신촌역 근처에는 그나마 행인이 많았지만,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인적이 드물었다.

국밥집을 하는 최모(66)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매출이 20% 정도 줄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다시 자리가 꽉 차기도 하고 벌이가 괜찮았다"며 "이제야 조금 살 것 같은데 예전처럼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했다.

단체 행사 대관이 주수입원이라는 카페 사장 서모(35)씨는 "이번 주만 해도 일주일 내내 대관 예약이 잡혀 있었는데, 확진자가 늘면서 9월 초까지 잡혀 있던 행사까지 모두 취소됐다"며 "매출 90%를 대관이 차지하는데 이대로 운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연합뉴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큰 타격을 입은 홍대입구역 인근 상권도 사정은 비슷했다.

점심 시간에도 음식점은 한두 자리를 제외하면 비어 있었다. 평소 같으면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볐을 카페도 한산했다.

한 음식점 사장 A(45)씨는 "지난 주만 해도 점심시간 매출이 20만∼30만원정도 나왔는데, 오늘 점심에는 5만원어치밖에 못 팔았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텅 빈 테이블을 바라봤다.

A씨는 "홍대앞 경기야 올해 초부터 줄곧 안 좋았지만, 그나마 좀 나아지려던 차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니 걱정이 많이 된다. 당장 임대료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인들 중에는 사상 최장 장마를 간신히 견디고 나니 코로나19 재확산이 터져나온 기막힌 현실에 한숨을 쉬는 이들이 많았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아내와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40)씨는 "장마가 계속되면서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는데, 비가 그치자마자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다"며 "해가 쨍쨍한 지금도 손님 수가 장마 때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신촌역 인근에서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윤모(60)씨는 "코로나19가 주춤하면서 사정이 나아지나 했는데, 긴 장마에 확진자까지 늘었다"며 "얼마 전엔 배달도 시작했는데 큰 도움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손님 대부분이 대학생들인데, 근처 대학들이 코로나19 때문에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하면 정말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급격히 확산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은 당분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18일까지 단 닷새만에 전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91명 발생했다. 특히 증가가 가파른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인천은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됐다.

정부는 19일 0시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유흥주점·대형학원·뷔페식당 등 방역상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시설의 영업을 금지하고,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모이는 행사도 금지했다.

또 박물관·미술관 등 실내 국공립시설을 폐쇄하고, 수도권 소재 종교시설은 정규 예배라 하더라도 비대면 방식으로만 허용하기로 했다.

juju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