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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경제전략 실패 인정…"성장 목표에 크게 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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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국가 경제의 장성 목표가 심히 미진됐다"고 밝혔다.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천명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이 실패했다는 것을 스스로 공식 인정한 셈이다. 북한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시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19일 김 위원장 주재로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결정서를 낭독하면서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 데 맞게 경제 사업을 개선하지 못했다"며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제 전략 실패의 원인을 '혹독한 대내외 정세'와 '예상치 않았던 도전'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홍수와 수해로 인해 경제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 실패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면서 어떻게든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전 통일부 차관)는 "경제 전략 실패의 모든 책임을 미국, 코로나19, 수해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코앞에 두고 경제 실패를 자인한 것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당 창건 75주년을 목표로 경제적인 성과 달성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개최하고, 여기서 올해의 사업정형(계획)과 사업총화(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 창건 75주년에도 가시적인 성과와 자축은 없을 것임을 미연에 시인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을 통제해나가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5개년 전략'이 아닌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한 것은 경제 발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모호한 '전략'은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 계층에게 먹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김정은이 내년 당대회에선 보다 구체적인 경제 목표를 제시하면서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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