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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김정은 권한 분산…김여정이 위임통치, 결국 2인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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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20일 북한의 국정 운영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하 의원은 정보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제1부부장의 후계 통치는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김 부부장이 대남·대미 전략 보고를 받고 다시 김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식”이라며 “위임 통치는 김 부부장에게 가장 많이 이양됐지만, 경제 분야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 군사 분야는 최부일 당 군정지도부장 및 전략무기 개발은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부위원장 등에도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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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간부들이 참석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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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통치 배경에 대해선 “첫번째는 김 위원장의 통치 스트레스 경감이다. 9년 동안 통치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며 “두 번째는 정책 실패 시 김 위원장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차원에서 책임 회피를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보위원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집권 9년차를 맞아 권력 장악과 통치경험 축적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위임통치를 하는 식으로 국정수행체계에 변화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선 여야 간사 모두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위임 통치라는 게 뭔가.

A : (김병기)"위임통치는 북한이 쓰는 용어가 아니라 국정원에서 만든 용어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제가 있어서 분할 통치하는 게 아니다."

Q : 김여정 부부장이 2인자라고 국정원이 보고했나

A : (김병기) "결국 2인자 역할이다.” (하태경) “과거에는 북한 각 기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보했는데, 이제는 김 부부장이 중간에서 보고를 받고 김 위원장에게 알려주고, 다시 지시가 내려오면 김 부부장이 각 기관에 알려주는 식이다.”

Q : 김여정을 후계자로 지목했나.

A : (김병기) “그건 아니다. 국정 전반에 김 부부장이 관여하는 건 맞지만 김 위원장이 하듯 만기친람하는 건 아니다.” (하태경) “집단 지도체제는 아니고 여전히 김 위원장의 권력 하에서 권한을 분산했다고 보면 된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에게 김여정 담화를 외울 정도로 학습하도록 하는 등 (김여정의) 위상은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후계자 내정이나 준비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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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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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미 전략에 대해선 “겉으로는 강공이지만, 물밑으로는 대화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김병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떨어지고 있어 북한 입장에선 일단 미국 대선(11월 3일)을 지켜봐야 하기에 대미 성명이 잘 안 나온다”(하태경)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수해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최근 집중호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황강댐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을 마주했다”며 “강원, 황해, 남북도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도보다도 농경지 침수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선 “6월 경 상황이 약간 완화돼 방역과 경제를 병행하다가 7월부터 재확산 위기가 고조돼 최대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해 평양과 황해도, 강원도를 출입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영변 5㎿ 원자로는 가동 중단 상태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 하계훈련량도 25∼6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현일훈ㆍ하준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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