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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전광훈과 미래통합당

전광훈發 코로나 재확산에 시험대 오른 통합당의 '외연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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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유튜버 등 광복절 집회 참가자 중 코로나 확진자 속출

"선긋기 늦어" 지적도…"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뉴스1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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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미래통합당의 지지층 외연 확장 행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고비를 맞았다. 지난 광복절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가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의 뇌관으로 지목되면서 국민적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통합당이 집회 참가 극우 세력과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통합당에 따르면 당내에선 '광화문 집회와 당은 아무 연관이 없다'는 당 지도부의 원론적인 입장으로는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방역 강화를 위해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금지했지만 일부 종교계 관계자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이를 어기고 집회에 참가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명단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시작으로 차명진 전 통합당 의원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극우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 신혜식 대표가 포함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특정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감염세가 특정 집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 광복절 집회 참자가들의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종교계 인사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통합당의 이른바 '핵심 지지층'으로 꼽힌다. 정부의 방역조치가 안일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통합당이 정작 이들의 방역조치 위반에 대한 비판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 같은 모습이 중도층 표심을 끌어오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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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대본에 따르면, 광화문집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19일 낮 12시 기준으로 총 53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광화문 집회 당리 관리에 나섰던 수천명 경력 중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4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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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통합당의 고민은 그간 당 지도부의 행보에서도 묻어난다.

통합당은 광화문 집회 다음날인 지난 16일 배준영 대변인 명의의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구두 논평'을 내고 "광화문 인근에서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정부여당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통합당은 집회 참가자들의 정부 비판 메시지에는 주목하면서 그들의 방역 조치 위반에 대해선 눈을 감았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통합당은 지난 17일 전광훈 목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내려지고 나서야 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은혜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전 목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있는 자리에서 책임있는 행동을 못한 데에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광화문 집회에 대해 "하지 말았어야 할 행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조차 당의 대처가 신속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일이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선 안 된다. 당이 선뜻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대한) 규탄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은 그런 점을 조심스럽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의 대처가 너무 늦었다"며 말했다.

이 의원은 "초반에 (통합당이) 갈팡질팡했던 모습이 마음에 걸리긴 한다. 민주당도 그것을 약점 잡은 것 아니겠다"며 "호남도 끌어안고 김종인 위원장의 개혁 행보가 막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저쪽(민주당)에 주지 않아도 될 빌미를 괜히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도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지지층을 외면해선 안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상황은 정말 어렵다"면서 "(통합당의 개혁 행보) 핵심은 중도층이다. 극우와 중도를 함께 품는 것도 어려운데 공중 보건까지 끼어있으니 골치 아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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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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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이 '김종인표 개혁'으로 지지 세력을 확장하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이를 위해 우선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보태는 모습을 국민 앞에 직접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극우 세력과 선 긋는 발언을 계속 하는데도 국민은 여기에 계속 의문을 제기한다"며 "국민이 우리의 말을 선뜻 믿지 못하도록 만든 스스로를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코로나 방역에 최선 다하겠다'고 백번 말로 한다고 될 때가 아니다. 행동으로 보일 때 그 믿음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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