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실망, 조 바이든에 투표하겠다" 공식 성명 발표
빅터 차, 리처드 아미티지, 척 헤이글 등 역대 고위급 참여
"김정은 등 독재자 지지" 등 10가지 이유 들며 정부 비판
2020년 미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자인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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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20일(현지시간) 바이든의 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이 나오기 몇 시간 전, '전(前) 공화당 국가안보 관리들의 선언'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며 '탈(脫)트럼프'를 공식 선언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차관보,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 마이클 헤이든 전 NSA 국장 및 중앙정보국(CIA)국장 등 역대 공화당 정부에서 국방 및 외교 분야 최고위급 관리를 지낸 인물들이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트럼프 리더십 하에서의 미국 안보 상황 및 세계 속에서의 입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트럼프가 우리 나라를 실패로 이끌고 있기에, 조 바이든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10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번째 이유는 "세계의 리더로서 미국의 역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타국) 지도자들에 대해 비아냥대고, 오랜 동맹(관계)을 끝내겠다고 위협했다"며 "다른 나라 지도자들은 그를 신뢰할 수 없으며, 불안정하고, 존경할 가치가 없는 인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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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방차관보.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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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국가 비상 상황에서 잘못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며 미국 국민의 건강보다 자신의 재선을 더 신경썼다고 비판했다.
세번째로는 "미국 대선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외국의 영향력을 구했다"며, 2016년 대선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을 들었다.
네번째 이유는 "독재자들을 지지하고, 미국의 가치를 드러내는 데 실패했다"며, "트럼프는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는 '사랑한다' ' 엄청나게 존경한다'고 말했고, 시진핑은 '탁월한 지도자'로 평가했다"고 비판했다.
그 외 이유로 ▶미국 정보기관 및 외교관들에 대한 폄하 ▶법치 훼손 ▶장애인과 여성들에 향한 조롱 및 끝없는 거짓말과 근거없는 음모론 퍼트리기 ▶국가 분열 ▶이민자에 대한 공격 및 비방 ▶국가안보 관련 기관장들에 대한 트윗 공격으로 인한 안보 위협 등을 꼽았다.
과거 공화당 행정부 안보담당 관리들이 온라인에 발표한 성명서. [사진 defending democracy together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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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성명에 앞서 여러 공화당 출신 인사들이 '바이든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인 18일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찬조연설자로 나서 바이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도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 찬조연설자로 등장했다.
전당대회 첫날인 17일에도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출신 인사 4명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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