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평상·천막 철거로 집중호우 때 효과
불법 시설물이 정비된 경기도 백운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경기도 제공 |
‘하천·계곡정비로 집중호우 피해를 막았다?’
역사상 가장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평소 피서객이 몰리던 경기도의 일부 계곡에선 예년보다 피해가 줄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시·군 관리자들은 이런 이유로 도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불법시설물 정비를 지목했다.
◆ 양평군 “하천·계곡 정비로 집중호우 피해 막아”…도내 96% 불법 시설물 철거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시간당 100㎜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도내 계곡 물놀이장에선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누적강수량 600㎜를 넘긴 양평군의 경우 계곡·하천과 관련한 피해는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곳의 경우 도와 함께 지난해부터 하천·계곡 불법시설 일제 정비를 추진해 110곳의 불법 대상지 정비를 마쳤다.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는 이재명 지사의 역점사업이기도 하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이 지사 주도로 하천·계곡정비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도는 지난해 6월부터 ‘청정 하천·계곡 복원사업’을 통해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까지 25개 시·군 187개 하천에 있던 불법 시설물 1430여곳 중 1380여곳(약 96%)의 불법 시설물을 철거했다. 이후에도 하천감시원과 하천계곡 지킴이 200여명을 투입해 불법 시설물 재설치를 막고 있다.
◆ 여름 휴가철 계곡 평상·천막 철거…불법 숙박업소도 사라져
이전까지 경기지역의 대표 명소로 알려진 계곡들에선 물길을 따라 식당들이 불법 평상 영업을 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계곡과 인접한 국유지까지 점령하고 장사를 벌인 것이다.
계곡을 따라 발 디딜 틈 없이 빽빽이 들어찬 평상과 천막에선 술자리가 벌어져 낙상 같은 안전사고도 빈발했다. 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자릿세’를 지불한 피서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무료로 놀 수 있는 계곡 주변의 장소는 거의 없었다.
여기에 평상 영업을 하면서 동시에 숙박업을 하는 음식점도 적잖아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 피해 우려가 상존했다.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한 곳들이지만 별다른 신고나 허가 절차 없이 숙박업을 동시에 해온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수해 직전 계곡정비를 마치면서 무허가 숙박업소나 평상 영업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밤새 불어난 물이 계곡을 덮쳤다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속출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그동안 계곡 등에 무허가 숙박업까지 진출하면서 청정계곡을 망치고, 피서객에게 피해만 끼쳐왔다”면서 “이번 정비로 하천·계곡의 국유지를 되찾고 인명 피해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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