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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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허위ㆍ과장 매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개정 공인중개사법 시행으로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주말 사이 1400건이 넘는 매물이 사라졌고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역시 400건 넘게 매물이 줄었다. 시장에서는 허위 매물에 따른 착시가 사라졌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한편 매물 실종이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전ㆍ월세 매물은 총 7만4126건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17일 10만8578건 대비 31.8%나 줄어든 수치다.

매물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송파구다. 일주일 사이 매물 수가 8842건에서 4011건으로 54.7%나 줄었다. 이어 양천구가 4442건에서 2249건, 서초구가 1만3432건에서 7637건으로 각각 줄었다. 동작ㆍ강남ㆍ강동ㆍ광진구의 매물 역시 30% 이상 감소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1586건이던 매물이 145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일주일 새 매물의 90%가 사라진 셈이다. 서초구 서초동 푸르지오 써밋은 340건에서 43건(-87.4%)으로 줄었고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은 529건에서 74건(-86.1%)으로 줄었다. 인근 래미안도곡카운티도 177건에서 32건으로 82% 감소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는 899건에서 172건으로 80.9%가 줄었다. 이 외에도 10개 이상 단지에서 매물 감소율이 70%를 넘었다.

업계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으로 허위매물이 삭제되면서 이 같은 매물 실종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존재하지 않는 허위매물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매물이 있지만 중개대상이 될 수 없거나 중개할 의사가 없는 매물을 광고하는 행위 등은 모두 과태료 대상이 된다. 이를 어긴 공인중개사에게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같은 허위매물 감소에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미끼용으로 쓰던 허위매물이 사라지면서 헛걸음질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씨(송파구 가락동)는 "싼 매물이 있어 가보면 '그 매물은 이미 나갔다'면서 비싼 매물을 보여주는 식이어서 몇 번이나 헛걸음질했다"면서 "앞으로도 강화된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매물 수 급감이 집값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씨(성동구 하왕십리)는 "허위 매물이 사라지면 매물 수가 줄어드니 집주인들이 집값을 올려 내놓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