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美, 틱톡제재 배후에…페북 저커버그 있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국의 '틱톡'에 대한 제재를 부추긴 인물 중 하나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라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과 10월 저커버그 CEO가 연이어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나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미국 인터넷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중국에 적대적인 의원들을 만나 중국에서 페이스북은 금지돼 있지만, 중국 플랫폼 틱톡은 미국에서 급성장 중이라며 이대로 가면 전 세계 인터넷 산업은 폐쇄적 중국에 지배당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기보다 틱톡 같은 플랫폼들에 무너질 수 있는 미국 인터넷 산업을 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고 WSJ는 전했다.

저커버그 CEO가 워싱턴을 방문한 직후인 2019년 10월 24일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당) 등은 미국 정부에 틱톡의 사용자 데이터 취급 관행을 조사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저커버그를 9월에 만났던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당)도 그해 11월 틱톡이 어린이들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틱톡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4일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어떤 형태로든 저커버그 CEO의 입김이 틱톡 제재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도의 취지다.

저커버그 CEO가 이런 주장을 한 데는 배경이 있다. 중국은 2009년 소위 '만리방화벽'을 만들어 구글·페이스북 등의 접속을 차단했다. 저커버그 CEO는 2015년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20분간 연설을 했고, 2017년에는 미세먼지 가득한 톈안먼 광장에서 조깅을 했다. 중국에서 '국민사위'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19년 10월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수년간 많은 노력을 통해 중국 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들은 우리를 받아주지 않았다"며 사실상 포기 선언을 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틱톡과 같이 검열이 이뤄지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런 게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이냐"며 틱톡과 중국에 대한 비판을 높였다. 10월 23일 열린 가상화폐 리브라 청문회에서는 "우리가 논쟁하는 동안 중국은 비슷한 아이디어를 몇 달 안에 오픈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7월 29일 열린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청문회에서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빼간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증언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한때 중국의 국민사위였던 그가 이제는 이익을 위해 도덕성을 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7년부터 '틱톡' '뮤지컬리' 같은 숏폼 동영상 미디어가 등장하자 위협을 느껴왔다. 미국에서 뮤지컬리가 인기를 끌자 페이스북은 2017년 이 회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11월 중국 바이트댄스(틱톡 서비스 회사)가 뮤지컬리를 인수했고, 이후 가입자 숫자가 더욱 폭증했다. 페이스북은 틱톡에 대항하는 숏폼 동영상 서비스 '릴스'를 최근 내놓았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