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모 동네병원이 26일 휴진하고 있다. /사진=윤홍집 기자 서대문구 한 병원 앞에는 '의사 파업으로 인해 진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휴진 소식을 모르고 병원을 찾은 노인은 텅 빈 약통을 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윤홍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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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파업에 동네병원이 동참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가 26일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4일 1차파업 이후 13일 만이다.
이 때문에 각 대형 병원의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물론, 동네병원까지도 휴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네병원 파업의 영향은 눈에 띌 정도로 크게 나타났다.
이날 오전 종로·서대문구 일대의 병원 10곳 중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병원은 단 한 곳뿐이었다. 갑작스럽게 몸이 아픈 환자라면 병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대문구의 한 병원에는 '오늘 의사 파업으로 인해 병원 진료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대다수의 병원은 의료계 파업을 언급하지 않고 '26~28일 휴진한다'고 안내했다.
특정 안내 없이 문이 닫힌 병원도 눈에 띄었지만, 이 병원이 1차 파업 당시에도 휴진한 점을 고려했을 때, 파업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문 닫힌 병원 앞에선 휴진 소식을 모르고 방문했다가 헛걸음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골다공증약을 받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서대문구 모 병원을 찾는다는 80대 노인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노인은 파업 소식을 듣자 "약이 떨어진 지 이틀이 넘었는데 앞으로 3일간 닫는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같은 노인은 하루하루 건강이 중요하다. 사람의 건강이 달린만큼 보다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진한 병원이 잇따르자 진료를 하고 있는 병원에는 환자가 몰려 혼란이 빚어졌다.
종로구에 위치한 B병원 대기실에는 15명이 넘는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환자는 병원 내 앉을 공간이 없어서 문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50대 문모씨는 "병원이 파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전화하다가 진료 중인 병원을 어렵게 찾았다"며 "평일 오전인데도 30분 넘게 기다렸다. 파업의 영향이 적지 않은 거 같다"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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