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 떨어져 나가고 가로수 쓰러져…880여 가구 정전 피해도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든 26일 오후 제주시 이도동 한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외벽 자재가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유리 등이 파손됐다.(사진=고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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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팍팍 부는데 너무 겁났다. 가로수는 쓰러진 다음에 봤는데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소방 당국이 빨리빨리 대처해줘서 감사하다."
강력한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든 26일 오후 제주시 일도2동 한 식당 주인 허봉유(53)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속 40m의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식당을 덮칠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로수가 인근 도로를 향해 꺾이면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다만 소방 당국이 쓰러진 가로수를 안전 조치하는 동안 도로 일부 구간은 차량 통제가 이뤄졌다.
26일 오후 제주시 일도2동에 있는 한 가로수가 강풍에 꺾여 도로 한가운데로 쓰러졌다.(사진=고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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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바람에 제주시 이도동에 있는 한 8층짜리 아파트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외벽 자재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위로 외벽 일부가 떨어지면서 차 유리 등이 파손됐다.
차량 주인 김재완(43)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사무실 근무를 위해 잠시 차를 세워놨는데,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서 차량 유리가 박살났다. 참담하고 황당하다. 정말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태풍으로 제주도 곳곳에 생채기가 생겼다. 26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태풍으로 인한 침수‧파손 피해 건수는 모두 130여 건에 달한다.
26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한 공사장 주변 펜스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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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제주시 이도2동 한 가게 간판이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나가거나 제주시 연동 한 가로수가 밑동에서부터 꺾여 쓰러지면서 편도 2차로를 막기도 했다.
또 제주시 노형동 한 가게 유리창이 깨지거나 제주시 연동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이기도 했다. 주택 지붕이 날아가거나 가건물이 폭삭 주저앉기도 했다.
아울러 제주시 도남동 한 가게 입간판이 도로 쪽으로 쓰러지면서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제주시 도련1동에서는 지름 약 27㎝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26일 오후 제주시 일도2동 도로 중앙분리대가 강풍으로 엿가락처럼 휘었다.(사진=고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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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기준 서귀포시 안덕면‧대정읍, 제주시 해안동 등 887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이 중 871가구만 복구됐으며 나머지는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끊겼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26일 오전 6시 30분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OZ8900편을 시작으로 항공편 463편(출발 231편·도착 232편)이 줄줄이 운항을 취소했다.
아울러 제주와 목포·완도 등을 잇는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26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인도 위로 가로수가 꺾여 쓰러져 있다.(사진=제주지방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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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27일 새벽까지 제주도 전역에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40m 수준의 강풍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비도 제주도 전역에 50~150㎜ 더 내리겠다.
26일 오후 5시 기준 제주지역 주요지점별 누적 강수량 현황은 한라산 사제비 410.5㎜, 삼각봉 400.5㎜, 제주 116.7㎜, 고산 108.1㎜, 서귀포 93.5㎜, 성산 78.2㎜ 등이다.
같은 시각 기준 도내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한라산 윗세오름 36.4m, 제주공항 초속 32.7m, 새별오름 32.2m 등이다.
26일 오후 4시 기준 태풍 '바비' 예상 진로도(사진=기상청 제공) |
태풍은 현재 제주도 서쪽 210㎞ 해상을 지나 서해상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26일 오후 9시 목포 서쪽 160㎞ 해상을 지나 27일 오전 황해도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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