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생들도 전원 휴학 방침을 결정하고 오는 28일까지 대학 측에 휴학원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의대생(본과 4학년)들은 이미 접수한 의사 국가고시(국시) 접수를 취소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7일 서울대 의대 학생회와 대학가 등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은 최근 동맹 휴학 방침을 세우고, 각 대학에 휴학신청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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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본과 2학년)은 "대학마다 학사 일정이 달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국에서 80%가량의 의대생들이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휴학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에 동참했다"며 "서울대는 오는 28일까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료계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설립 등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집단 파업에 돌입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8일까지 총파업 돌입 입장을 밝히며 정부 정책 철회 및 전공의, 전임위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 및 행정처분을 비판했다.
특히 지난 18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치러질 예정이었던 국시 실기시험 거부 의사를 밝히고, 93%가량이 시험 취소를 신청했다.
의대생들은 의료 인프라, 설비 부족 등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OECD 자료를 근거로 의사 1명 환자 수가 적다고 하는데, 다른 자료는 다르다"며 "환자 1인당 대기 시간은 적고, 진료도 많이 본다는 통계도 있는데 설득력이 부족한 근거를 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병원에 왜 '기피과'가 생기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기피과로 분류되는 분야는 근무 강도도 세고, 실력을 키우고 수련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병원으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공의대로 학생을 선발해 기피과로 의무적으로 보내면 의사들에게 사명감이나 전문성이 생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의사라는 타이틀은 획득할 수 있겠지만, 환자에게 인정받는 의사는 되지 못할 것이며 좋지 않은 의사만 양성하는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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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반발에 대해 신승일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조 위원장은 '의료 수가'의 비현실적인 구조를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원래 산부인과는 비인기과가 아니었는데, 건강보험상 동물병원보다 의료 수가가 낮으니 현실적으로 누가 가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의사들의 수련 과정에서 본다면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인기과'와 '인기과' 공공의대 출신의 차별 가능성 등 정부가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취지다.
공공의대 신입생 후보 추천 과정의 공정성도 지적 대상이다. 정부는 공공의대 신입생 후보를 시‧도지사와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현 정부가 그토록 주창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상"이라며 "의료인력 채용 과정에까지 진영‧이념이 개입해 공정성을 훼손할 여지를 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의 칼을 빼든 정부가 공공의대 학생 선발에 시‧도지사와 시민단체에 추천권을 주겠다고 한다"며 "의사는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전문성과 자질을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2017년 기준 2.3명으로 OECD 평균 3.5명에 비해 65.7% 수준"이라며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 관계자는 "의료비 보장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계 의료비 부담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의료 자원의 불균형은 수도권-비수도권 간 심각한 의료격차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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