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워링턴에 있는 월마트 건물.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월마트가 틱톡 인수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링턴/AP연합뉴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월마트는 27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팀을 이뤄 틱톡 인수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아 인수전에 뛰어든 오라클과 경쟁하기 위해 MS와 월마트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월마트는 이날 성명에서 “틱톡이 전자상거래와 광고 기능을 통합한 것은 해당 시장에서 분명한 장점”이라며 “MS와의 파트너십은 우리의 광고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옴니채널 고객에게 다가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월마트는 MS와 함께 틱톡의 지분을 나눠 갖게 될 것이며 아직 세부사항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틱톡은 영상에서 바로 온라인 쇼핑몰로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와 동영상 플랫폼을 결합한 기능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월마트가 그동안 전자상거래 사업 강화에 집중해온 터라 틱톡 인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MS와 월마트의 협력은 틱톡에 대한 350억 달러에서 최대 400억 달러(약 47조4480억 원) 규모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틱톡에 현금 100억 달러와 자사 주식 100억 달러 등 200억 달러 규모의 입찰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BC방송은 이날 틱톡의 매각이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틱톡은 아직 인수 기업을 선택하지 못했지만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인수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거래 규모는 200억~300억 달러 범위 안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트댄스가 틱톡 매각에 300억 달러를 요구했지만, 어떤 입찰자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틱톡의 인수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촉발돼 점차 판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틱톡과 위챗에 대한 미국 시민과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14일에는 90일 이내에 틱톡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까지 내렸다. 또 MS가 틱톡의 미국 사업 일부를 인수하겠다고 밝히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전부를 사는 것이 쉽다”고 판을 키웠다.

여기에 더해 오라클이 인수 의사를 나타내자 대통령이 “오라클은 매우 좋은 기업”이라며 “틱톡의 미국 사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시장 관계자들은 MS가 다른 기업보다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여전히 최종 승자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틱톡의 사업 매각을 두고 갈등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틱톡의 사용 금지를 주장했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사업 매각 방안을 지지하며 충돌했다. 특히 므누신 장관은 월마트가 인수전에 합류하기 전 오라클이 틱톡을 인수하길 바란 것으로 전해졌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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