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트럼프 式 토론에…민주당 일각선 '보이콧' 목소리
펠로시 "트럼프, 아마 품위 떨어뜨릴 것"…'국민과 대화' 제안
트럼프, 토론통해 국면 전환 노려…바이든 "팩트체커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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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위) 미 대통령은 ‘TV 토론’의 강자다. 딱히 논리적이기보단 TV 리얼리티쇼 진행자 경력을 드러내듯 순발력이 뛰어나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막무가내식 토론이란 비판도 받지만, 특유의 ‘프레임’을 짜놓고 상대와 좌중을 ‘들었다 놨다’하다 보니, 강한 인생을 남긴다. 그간 그가 TV 토론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던 배경이다.
이미 트럼프의 토론은 악명이 자자하다. 2016년 미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후보는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젭 부시 후보를 유약한 인물로 몰아가는 등 각종 약점을 끄집어내 공격하기 일쑤였고, 이는 결국 부시 후보의 사퇴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초만 해도 당내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렸던 부시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조롱에 농락당하다, 세 번째 경선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4위로 마감한 후 사퇴했었다.
트럼프 ‘막가파식’ 토론에 겁내는 민주당?
그렇다 보니 미 민주당 일각에서도 조 바이든(아래) 대선후보에게 ‘TV 토론 보이콧’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간 TV 토론은 9월29일(오하이오주)·10월15일(플로리다주)·10월 22일(테네시주) 등 세 차례 예정돼 있는데, 자칫 이들 토론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현 국면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배어 있는 셈이다. 실제 당 안팎에서조차 바이든 후보의 TV 토론 실력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변호사와 6선 의원, 부통령 등의 경력에도, 공격·수비가 모두 빈약하고, 실언도 워낙 잦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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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민주당 내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대선후보 간) 어떤 토론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토론에서도 ‘아마 대통령으로서 품위가 떨어지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이 무엇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경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더 나아가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와 토론할 때 발언하는 클린턴 전 후보 뒤에서 어슬렁거리는 등 위압적이고 비정상적 행동 등을 꼬집으며 “그렇게 스토킹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차라리 TV 토론을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두 후보가 정책연설과 함께 토론 대신 청중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개별 행사를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덤벼라’ Vs 바이든 ‘안 물러설 것’
그러나 어떻게든 지지율 회복을 위해 ‘국면 전환’을 노려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를 받아들일 공산은 거의 없다. 되레 트럼프 대통령은 첫 토론 시기를 우편투표 전인 9월 초로 앞당겨달라고 요구하는 등 TV 토론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26일) 워싱턴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뜬금없이 바이든 후보의 토론실력이 늘었다며 “약물 검사”를 요청하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토론을 하는 동안 현장에서 팩트체커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이 사람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 다소 병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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