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 진정에 매매시장 변화 주목
풍선효과 누리던 경매시장 찬바람
갭투자用 연립·다세대 낙찰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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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8월 들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집값 동행지표인 매수우위지수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매매시장이 본격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 수단으로 활용됐던 연립·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잇단 고강도 규제책으로 갭투자가 위축된 빌라를 시작으로 일반 매매시장까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매수우위지수 7주 연속 하락세
30일 부동산시장과 KB부동산 리브온의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0.43%로 지난주(0.44%)보다 소폭 감소했다. 특히 매수우위지수도 109.7로 지난주(114.3)보다 낮아져 7월 6일(154.5)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 많음'을, 100 미만으로 내려갈수록 '매도자 많음'을 의미한다. 매수우위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건 매수세가 차츰 진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이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올라 12주 연속 상승했지만 7월 첫째주 0.11%로 정점을 찍은 이후 6주 연속 둔화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관건은 전세가가 떠오르고 있다. 전세가는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번주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190을 넘으면서 공급부족이 매우 심화된 상황이다. 전세가 변동률은 서울(0.43%)과 경기(0.29%) 모두 상승했으며,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0.12%)도 일제히 상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중저가 아파트 최고가 경신 사례는 전셋값 강세에 기인한다"면서 "전세 임차수요에 비해 입주물량 등 공급이 못 미치는 지역은 당분간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동반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매시장 연립·다세대 낙찰가율 하락
풍선효과를 누리던 경매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8월 1~26일)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평균 응찰자 수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 2월 41.3%까지 올랐던 낙찰률은 이달 25.6%까지 떨어졌다. 낙찰가율 역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한 74.2%를 기록하며 지난 6월(80.8%)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 3월 5.3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이달 2.3명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잇단 정부 규제로 갭투자 움직임이 주춤해지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실수요장이 형성되면서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던 연립·다세대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연립이나 다세대 경매물건의 경우 갭투자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6·17 대책 발표 이후 주택보유수를 늘리는 데 대한 세부담이 커지면서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6·17 대책에서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전세대출과 처분 및 전입 의무 규제를 강화했다. 이어 7·10 대책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 취득세율을 8%로, 3주택 이상은 12%로 인상했다.
오 선임연구원은 "8월은 2주의 휴정기간 경매물건이 적체되면서 진행건수는 늘겠지만 낙찰률이나 낙찰가율이 크게 뛰지 않는 관망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심리가 위축돼 올 초처럼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순 있지만 시중 유동성이 여전한 이상 시간이 지나면 집값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서혜진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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