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비염까지 진행된 환자만
피부 조직 단백질 FABP5 증가
개인별 맞춤 치료에 도움될 듯
아토피 피부염이 호흡기·알레르기 질환까지 진행·악화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만성적인 난치성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과를 예측해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이광훈 명예교수·알레르기내과 박중원 교수, 양산부산대병원 피부과 이정수 교수 연구팀은 하버드대 의대 피부과학교실과 공동 연구해 ‘알레르기 행진’을 예측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행진은 개인의 알레르기 질환이 연령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며 행진하듯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영아기에 아토피 피부염과 식품 알레르기, 학령 전기에 천식, 학령기에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난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가려움증과 건조함을 동반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재발성 피부 질환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은 유병률이 영유아기 20%, 학령기 10% 전후, 성인기 1~3% 수준으로 전 연령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아토피 피부염은 성장하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아토피를 시작으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알레르기 질환으로 진행·악화할 경우 환자의 일상생활에 제한이 생기거나 심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를 예방·관리하려면 알레르기 진행 가능성을 예측해 개인별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우스 실험 결과도 일관성 있어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 50명(AD), 아토피 피부염·호흡기 알레르기 환자 50명(AM), 피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 21명(HC) 등 총 121명의 피부 조직을 수집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흡기·알레르기까지 진행된 환자군은 아토피 피부염만 있는 환자군, 정상군과 비교해 단백질 ‘FABP5(Fatty acid binding protein 5)’의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이 관찰됐다. FABP5는 지질의 운송, 대사 등에 관여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병변 부위뿐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환자의 폐에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더니 마우스 실험에서도 일관성 있게 알레르기 행진을 보인 환자군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군, 정상군보다 FABP5의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FABP5를 알레르기 행진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바이오마커로 제시했다.
박창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적이고 난치성인 아토피 피부염에서 호흡기·알레르기 질환으로의 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며 “앞으로 환자들의 경과와 예후를 예측해 추후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환자 교육에 도움을 줘 환자들의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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