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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식재료 다 버리고, 헬스장 환불 몸살… 자영업자들 ‘악몽의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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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국 확산 비상]

정부 ‘2.5단계 방역’ 배수진에 식당 등 생활밀접 업종 가장 타격

中企 경기전망, 역대 9월중 최악… 추석 소비심리도 기대 어려워

사태 길어지면 고용대란 번질 우려… 中企단체 “정부 지원 연장해야”

동아일보

텅 빈 24시간 음식점 음식점 야간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조치 시행 첫날인 30일 서울 중구 명동 감자탕집은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24시간 영업을 해왔던 이곳은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한다는 안내문을 가게 입구에 붙여 놓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미 지난해보다 회원 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운영을 못 하니…. 손해가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사회적 거리 두기)를 사실상 2.5단계로 격상한 30일, 영업 중단 대상인 서울의 한 헬스장에는 운동기구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헬스장 관계자는 “환불 요구 회원들에게 운영 중단 기간만큼 날짜를 늘려주겠다고 일단 설득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포장과 배달을 제외한 야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5시) 영업이 금지된 수도권 술집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술집 주인 전모 씨(58)는 “식재료를 싹 다 버리게 됐다”면서 “일주일만 문을 닫아도 생계에 위협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폐업을 결심한 경기 안산시 PC방 업주 정모 씨(51)는 “남은 직원들에게 이달 말까지 폐업 준비만 도와주고 그만 나오라고 했다”며 씁쓸해했다.

동아일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 ‘배수진’이 30일 시행된 가운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걸 이해하면서도 올해 상반기(1∼6월)에 이어 다시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게 됐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사태가 길어지면 고용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13∼27일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9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는 67.9로 전월보다 3 하락했다. 지수는 올해 5월(60) 2014년 2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고 휴가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며 3개월 연속 올랐다가 이번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 SBHI는 100 이상이면 다음 달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당초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달 16일 전에 조사한 9월 SBHI는 75.8로 전월보다 4.9 상승했지만 이달 16일 이후 재조사한 결과 67.9로 뚝 떨어졌다. 특히 올해 9월 SBHI는 소비가 몰리는 추석 연휴 덕분에 평소보다 경기 전망이 좋았던 9월 지수로는 역대 최저치다. 코로나19로 추석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가장 충격이 큰 업종은 음식점, 카페, 학원 등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생활밀접 업종. 숙박 및 음식점업의 9월 SBHI는 53.3으로 전월(70.4)보다 17.1 감소하며 32개 세부업종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교육서비스업(72.1→60.1),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77.3→68.4)도 전월보다 지수가 급락했다.

제조업 SBHI는 전월보다 3.2 오른 75.1로 4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낙관적인 상황은 결코 아니다. 즉각적으로 충격을 받는 서비스업과 달리 제조업에선 통상 2개월 이후부터 충격이 나타난다. 월간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 비율로 중소 제조업체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인 평균 가동률은 올해 2∼7월 6개월 연속 70%를 밑돌고 있다. 평균 가동률이 6개월간 70% 미만인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사회보험료 납부 유예나 고용유지지원금 90% 지원 등 정부 지원 상당수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끝난다”며 “이를 연장하고 자금을 추가 지원해 업체들이 사람을 자르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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