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2020.3.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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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공범인 한모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성착취물을 브랜드화할 생각이었다고 증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를 받는 한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조주빈이 성착취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들게 하고 자신을 지칭하는 '박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한 이유를 물었다. 흔적을 남길 경우 수사 대상으로 추적되기 때문에 보통 흔적을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씨는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며 "어리석게도 제가 검거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었고 돈을 벌 목적으로 음란물에 대해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듣고 검사가 "성착취 영상을 일종의 브랜드화하려고 했던 거냐"고 되묻자 조씨는 "네"라고 답했다. 조씨의 답변에 검사는 당황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또 조씨가 여자연예인들의 개인정보를 공범을 통해 알아낸 뒤 사기사건에 이용했다고 보고 질문을 이어갔다. 이들의 개인정보를 통해 박사방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이에 조씨는 "제가 원하는 여성을 피해자로 전락시킬 능력은 없다"며 "누구를 피해자로 특정시킬 능력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여자연예인 두 명에게 연락을 해 돈을 뜯어내려다가 실패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착취 피해자로 만들 의도는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한편, 이날 오전 재판에선 조주빈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훈(19)이 조주빈에게 먼저 접근해 범행에 동참했다는 취지의 법정 진술도 나왔다.

이날 검찰은 "조주빈은 조사 및 별건 증인신문 과정에서 강훈으로부터 먼저 '지인능욕을 해달라'며 연락이 왔고 돈이 없으니 대신 (텔레그램) 방 운영을 돕겠다며 자발적으로 관리자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강훈은 "지인능욕 관련 얘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가담한 계기가 나온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검찰이 "(음란물) 제작 실시간 이벤트에서 특정 자세의 영상 제작을 (강훈이) 요구해 조주빈이 유포한 것이 맞냐"고 묻자 강훈은 "맞다"면서도 "이벤트 여부는 몰랐고 조주빈이 개인적으로 연락해 피해 여성과 연락하고 있으니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해 이야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자신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제작·배포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강훈이 발레 자세 등 특정 자세를 요구했다는 다른 구성원들의 진술에는 "발레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만 했지 특정 피해자에 자세를 시키지는 않았다"며 "관심을 받고 싶어 근처 발레학원에 들어가 소변을 본 것"이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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