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무파벌 유력 후보
아베 정권 대변인으로 한국에 강경 발언 잇따라
아베노믹스 계승·강화할 듯…시장 '기대'
[도쿄=AP/뉴시스]지난해 9월 11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0.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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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을 표명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관방장관이 차기 총리로서 가장 유력하게 부상했다. 7년 8개월 간 아베 정권의 '입' 등의 역할을 수행한 스가 관방장관의 향후 정책관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오늘 나 자신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위해 회견을 열겠다. 제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관방장관은 당내 파벌들의 지지를 받으며 총리 당선이 유력하다. 집권 자민당 내 7개 파벌 가운데 5개 파벌이 스가 관방장관을 총재 선거에서 지지하겠다고 표명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국회의원 표 약 70%를 차지한다.
◇대(對) 한국 강경 노선 유지할까
아베 총리가 남기고 간 한일 관계 과제는 산더미다. 반도체 소재 3개를 둘러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문제, 강제징용 관련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배상 문제 등이 있다.
특히 강제징용 문제 관련 이달 초 한국 법원의 일본 기업 주식에 대한 압류 명령이 효력이 발생했다. 일본 기업 자산 압류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연일 정례 기자회견 가지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지난달 4일에는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와 관련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 사법절차는 명확히 국제법 위반이다"며 "현금화에 도달하게 된다면 심각한 상황을 부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로서는 향후 구체적 대응을 밝히는 것은 삼가겠으나, 관계 기업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 활동 보호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그가 정부 대변인으로서 아베 정권의 입장을 설명했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 계승·강화
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 계승·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믹스의 실적을 강조했다. "버블 붕괴후 최선의 상태까지 이끌 수 있었다.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주가와 취업자 수, 땅값 등 변화도 수치를 거론하며 치켜세웠다.
[서울=뉴시스]지난 5월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0.0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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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은 엔화 약세, 주가 상승, 고용 개선 등으로 시장에서 일정 부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와 함께 총리 관저에서 경제 정책을 이끌어 왔다. 따라서 아베 정권의 실적은 스가 관방장관의 평가로 이어진다.
그는 2012년 제 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관방장관으로서 아베 총리를 지지해 왔다. 1차 아베 정권에서도 총무상 등을 역임했다.
특히 주요 파벌들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요구되는 가운데 스가 관방장관이 아베 정권의 정책을 지속할 것을 기대하며 지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증시는 스가 관방장관의 출마 의향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했다. 시장은 그가 총리가 되면 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안도하고 있다.
따라서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노믹스를 지속할 공산이 크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대규모 금융완화도 계속될 전망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금까지 아베 정권의 대변인으로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지해왔다. 그는 "정부·일본은행 일체"로 금융정책을 일본은행에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례적 ‘무파벌’ 총리될까
스가 관방장관의 총재 선거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키타(秋田)현 출신인 그는 1996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가나가와 2구)된 후 오부치(小?)파(현 다케시타파)에 소속했다. 이후 고치카이(宏池?·현 기시다파)로 옮겼으나 2009년 고가파(古賀)파를 탈퇴했다. "파벌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많은 의원을 거느린 거대 파벌이 총재 선거를 주도한다. 국회의원 표가 많을수록 총재를 배출하기 쉽다.
따라서 투표의 발판이 부족한 무파벌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렵다.
이번 스가 관방장관의 경우에는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 주요 파벌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그를 지지해 파벌들의 표를 얻을 수 있었다.
아베 총리는 공식으로 스가 관방장관 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2일 니카이파 간부에게 총재 선거와 관련 “호소다파는 잘 정리됐다”고 말했다. 호소다파는 현재는 무파벌인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이다. 이미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겠다고 표명한 상태다.
무파벌 출신 총리가 나올 경우 독주가 아닌 주요 파벌들의 협력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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