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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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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선언한 日 스가 "아베 정권 계승…김정은과 조건없는 만남 원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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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식 출마 선언 "국난에 정치 공백 허용 안돼…코로나 확산 방지-경제 회복 집중"

아베노믹스·헌법개정 등 아베 주요 정책 계승 의지…주요 파벌 지지 확보해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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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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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을 잘 계승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만남도 추진할 뜻도 내비쳤다. 아베 내각에서 핵심 요직을 맡아온 스가 장관은 이미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의 지지를 확보해 총재 선거 국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올라선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 공식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금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해왔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국난에 있어 정치 공백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아베 총재가 전심, 전력을 기울여 추진한 노력들을 확실히 계승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진 힘을 모두 다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사회경제 활동의 양립을 도모해 고용을 지키고 경제 회복으로 이어가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고 개혁을 착실하게 진행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면서 헌법 개정과 전후 외교 총결산, 납치 문제, 저출산·고령화 문제 대응 등 산적한 과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추진해온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아베 정권이 출범해 경제 정책을 최우선으로 임해왔다. 제대로 책임감있게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면서 이를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은행(BOJ)과의 관계도 아베 총리처럼 진행하겠다면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길이 결코 평탄치 않다"면서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개혁의 발걸음을 결코 멈출 수 없다. 그 결의를 가슴에 안고 최선을 다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아베 총리와의 첫 만남이 납치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김정은 조선 노동당 위원장과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하고 싶다. 그런 마음은 아베 총리와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ㆍ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 인근 국가들과 관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넥타이를 매고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5월 이후 '쿨비즈' 차림을 유지해왔던 그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할 때까지만 해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으나 오후 정례브리핑부터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부터 (총재 선거)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어서 넥타이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다"면서 이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아베' 우위 점한 스가…14일 투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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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왼쪽부터),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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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선거는 8일 고시를 한 뒤 14일 투ㆍ개표가 진행된다. 여기서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인물이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자민당) 총재가 중의원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된다. 일본 여야는 이날 16~18일 임시 국회를 열고 16일 새 총리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현재로서는 스가 장관이 아베 총리의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날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공식 출마 선언을 했지만 자민당 내 파벌 7개 중 5개가 이미 스가 장관을 지지하기로 했다. 특히 자민당 최대 파벌이자 아베 총리가 이끄는 호소다파(98명)와 제2파벌인 아소파(54명) 등이 스가 장관을 지지하고 나섰다.


자민당이 전날 당원 투표 대신 국회의원(현 394명)과 도도부현 지부 연합회 대표(141명)만 참가하는 '약식 선거'인 양원 의원총회 방식으로 새 총재를 선출하기로 한 만큼 국회의원들의 표심이 쏠린 스가 장관이 우위에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1위'인 이시바 전 간사장의 경우 당원 투표가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당선이 어려워졌고 기시다 정조회장도 지지 세력을 잃어 당선 가능성이 낮다.


차기 자민당 총재 임기는 1년이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잔여 임기(2021년 9월)까지만 재임하게 된다. 자민당은 1년 뒤 다시 총재 선거를 치르게 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를 떠나면서 스가 장관의 출마 선언과 관련해 입장을 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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