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바닷길 끊기고 616건 강풍 피해·4만335가구 정전
태풍특보, 강풍·풍랑특보 대치 "오전까지 태풍 영향 주의"
태풍 '마이삭'이 할퀴고 간 제주 |
제주지방기상청은 제주도가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점차 벗어남에 따라 3일 오전 6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과 해상에 내려진 태풍특보를 강풍주의보와 풍랑경보로 각각 대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0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84.0㎜, 산천단 391.5㎜, 서귀포 236.2㎜, 신례 465.0㎜, 성산 265.0㎜, 금악 373.5㎜ 등이다.
특히, 태풍에 의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산지의 지형적 특성이 더해지면서 한라산 남벽에 1천33.0㎜, 영실 958.0㎜, 윗세오름 955㎜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번 태풍은 많은 비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도 몰고 왔다.
오전 4시 기준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고산 초속 49.2m, 새별오름 44.7m, 성산수산 41.0m, 마라도 40.0m, 제주 37.1m 등이다.
제주 탑동 방파제 월파 |
제주도 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11시 20분께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이 겹쳐 해안 부근 마을인 제주시 삼도 119센터 인근 저지대 마을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했다.
마을 길에는 40∼50㎝ 높이의 물이 차 차량 바퀴 일부를 덮을 정도까지 침수돼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시 외도동에서는 도심권 하천인 월대천이 위험수위에 도달하면서 주민 90여 명에 대피하기도 했다.
서귀포 중산간서로 차량 고립 |
강한 비바람에 각종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태풍이 제주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이 침몰했고, 이어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이밖에 커피숍 간판과 유리창이 파손되고,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는 등 3일 오전 4시 기준 총 616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속출했다.
태풍 '마이삭'이 남긴 것 |
이 가운데 현재 전력 복구가 되지 않은 곳은 모두 2만2천698가구다.
한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고압선 등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끊겼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2일 오전 10시30분 이후로 모든 항공편의 출발이 취소됐다.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태풍 '마이삭'에 파손된 구조물 |
태풍 마이삭은 3시 현재 중심기압 960hPa, 최대 풍속 초속 39m '강' 강도를 유지하며 부산 북북서쪽 약 40㎞ 부근 육상에서 시속 54㎞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주도가 점차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겠으나 이날 오전까지 육상에 최대순간풍속 초속 10∼3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해상엔 3∼7m의 높은 파도가 일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남부와 중부지방에 위치한 공항의 항공기 결항으로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항공교통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건설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추가 시설물 파손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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