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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총리 유력’ 스가 향해 파벌들 노골적 ‘충성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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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파벌 이례적 공개 기자회견 ‘스가 띄우기’

스가 가까운 ‘니카이파’ 일부러 따돌리기

내각이나 당 주요 보직 노리는 줄서기 지적

“파벌 담합정치, 국민들이 어떻게 볼까” 내부 비판도


한겨레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와 두 번째 규모인 ‘아소파’, ‘다케시타파’는 스가 장관이 총리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2일 저녁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스가 장관의 지지를 호소했다. NHK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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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자민당 내 파벌들이 충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공개 기자회견에서 스가 장관의 능력을 치켜세우고 특정 파벌을 따돌리는 등 노골적이다. 총리 취임 뒤 내각이나 당 주요 보직을 노려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8명)와 두 번째 규모인 ‘아소파’(54명), ‘다케시타파’(54명)는 스가 장관이 총리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2일 저녁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스가 장관의 지지를 호소했다. 호소다 히로유키 전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7년8개월 동안 아베 총리와 함께 국·내외 문제를 맡아온 스가 장관이 리더가 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아소 다로 부총리와 다케시타 와타루 전 총무회장도 “스가 장관의 경험이 매우 크다”, “국난 시기에 강한 내각을 만들어야 한다”며 스가 장관을 띄웠다.

주요 파벌의 수장들이 총재 선거 대응을 위해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파벌의 힘을 결집 시키면서 스가 장관에 눈도장을 찍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또 스가 장관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니카이파’(43명)에 대한 견제 목적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공동 기자회견엔 스가 장관 ‘총리 만들기’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니카이파’가 빠졌다. 일부러 따돌렸다는 말이 나온다. 호소다파와 다케시타파 간부는 “주도권 싸움이다”, “니카이파가 너무 앞서 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니카이파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실제 스가 장관을 하루아침에 총리 유력 인사로 만든 데는 니카이 간사장의 역할이 컸다. 가장 먼저 스가 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지하고, 당원을 뺀 국회의원 중심의 투표 방식이 결정되도록 주도한 것도 니카이 간사장이다. 니카이파에서는 자연스럽게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 “우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내 7개 파벌 중 5곳이 스가 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하면서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이시바파를 제외한 여러 파벌에 요직을 나눠줬고, 각 파벌은 이런 구도를 ‘스가 정권’ 때도 유지하기 위해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파벌 중심의 구태 정치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크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내 중견 의원을 인용해 “측근 정치, 담합정치를 국민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기시다파 중견 의원의 말을 인용해 “총재선거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파벌의 움직임으로 이미 결말이 났다”며 “과거로 다시 되돌아 간 자민당의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볼까 우려스럽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8일 총재 선거를 고시하고 14일 투·개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 자리에 오른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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