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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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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용한파…‘일시휴직자’ 외환위기 때의 6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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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고서 살펴보니

2분기 전년동기 대비 73만명 증가

해고 많던 IMF 땐 12만명 늘어

올 3월 161만명 일시휴직 사상 최대

숙박 등 서비스업, 여성·청년 많아

장기화 땐 고용회복에 부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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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일시휴직 증가 규모가 외환위기 당시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 수의 이런 급증세는 향후 고용회복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3일 한국은행 조사국의 박창현 과장과 유민정 조사역의 ‘일시휴직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보면, 외환위기(1998년 3분기)와 세계 금융위기(2009년 1분기) 당시 일시휴직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만명, 7만명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올해 1분기에는 46만명이 늘었고, 2분기에는 73만명으로 급증했다. 올 2분기 기준으로 일시휴직자 수 증가폭이 외환위기 당시의 6배에 달하고 금융위기 때와 견주면 10배가 넘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가 벌어진 데 대해 보고서는 “외환위기 때는 기업도산이 대량해고로 이어진 반면 이번에는 감염병에 따른 조업중단으로 실업보다는 일시휴직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시휴직자 수는 지난 3월 161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5월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며 7월에는 69만명으로 감소했지만 예년 월평균 40만명(2018~2019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 보면 일시휴직 증가의 90% 이상이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특히 재택근무가 어렵고 대면접촉 업무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 교육, 예술·스포츠·여가 업종에서 급증했다. 이들 업종에서 주로 일하는 임시직과 자영업자의 일시휴직도 큰폭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여성과 청년층의 일시휴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런 대면업무와 임시직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직업별로도 대면접촉이 빈번한 단순노무, 서비스, 판매직에서 일시휴직이 대거 발생했다.

일시휴직제도 자체는 경기가 일시적으로 위축되더라도 기업이 즉각적인 해고보다는 일단 노동투입시간 조정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유용하다. 보고서는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정책에 따른 일시휴직자 증가는 대규모 실업 사태로 번질 수 있는 고용충격을 일부 흡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은 미국은 일시해고 비중(취업자수 대비)이 1분기 0.7%에서 2분기 10.7%로 폭증했다. 우리나라의 일시해고 비중은 1분기 1.5%에서 2분기 2.1%로 소폭 높아졌다.

그럼에도 일시휴직 증가는 향후 고용회복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시휴직자 가운데 일부는 실업자로 전환되거나 복직이 늦어질 수 있다. 앞으로 경기회복 과정에서는 이들의 복직이 우선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본격적인 고용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박창현 과장은 “일시휴직자의 복직률이 과거 월평균 수준인 42%(2017~2019년)를 유지할 경우 고용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선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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