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자… 죽임을 당한 호구” 언급
바이든, 죽은 장남 군복무 거론 격앙
궁지의 트럼프 “지어낸 얘기” 부인
사진=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용사들을 조롱했다는 의혹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논란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시사종합지 애틀랜틱 보도로 촉발됐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벨로 숲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이 묻힌 프랑스 벨로의 앤마른 미군묘지를 참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악천후로 헬리콥터가 뜨기 어려워졌고, 파리에서 60마일(약 97㎞)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은 경호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일정은 결국 취소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바람에 머리가 헝클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왜 내가 ‘패배자’(loser)와 ‘죽임을 당한 호구(sucker)’들로 가득한 행사에 가야 하지”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는 것이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CNN방송도 5일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고위 관료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전 포로 출신인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는 영웅이 아니다. 나는 붙잡히지 않은, 패배자가 아닌 사람이 좋다”고 언급한 일까지 다시 소환하면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퇴역 육군소장 폴 이턴은 트위터에 2분짜리 동영상을 찍어 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에 셀 수 없는 무례를 범해왔다. 당신은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참전용사 권익을 위한 비영리단체 ‘보트베츠’(VoteVets)도 “군 통수권자에게서 나온 지독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트럼프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바이든 후보는 이번 의혹을 고리 삼아 맹공을 펼쳤다. 그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연설에서 2015년 세상을 뜬 장남의 군 복무를 거론하며 “그는 호구가 아니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 앞에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치욕스러운 시도”라며 트위터에서도 “지어낸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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