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6일 도쿄의 총리 공관에서 태풍 하이선에 대비하기 위한 특별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쿄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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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일본 총리 취임이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놓고 일본 측 입장 변화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스가 장관은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과 가진 6일자 인터뷰에서 징용배상 문제로 악화된 양국 관계와 관련해 “일한(한일)청구권협정이 두 나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그것을 확실하게 지켜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2018년 10월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이후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서 줄곧 “한국 법원의 판단은 1965년 일한청구권협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청구권 문제는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규정한 협정 취지에 맞춰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인터뷰 내용을 볼 때 취임 후에도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정가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아베 신조 정권에서 한일 관계를 비롯한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가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식통은 “스가 장관은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위안부 등 3가지 문제 외에는 일본 측에 더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식으로 발표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와서 사법부 판단이라는 이유로 손 놓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15년 아베 신조 총리를 어렵게 설득해 성사시킨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한국 정부가 사실상 파기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가 장관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총재 선거 공약집에서도 “일미 동맹을 기축으로 한 외교·안보 정책을 전개하겠다”,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가와의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겠다” 등의 언급만 하며 한국에 대한 직접 거명을 피했다. 이에 대해 가장 가까이 위치한 나라인 한국에 대한 ‘계산된 무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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