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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지붕 색 바꿔라'…옐로우시티 표방 장성군, 직원에게 갑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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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강요 시달려" vs "일방적인 주장"…국가인권위 조사 착수

연합뉴스

갈색 스페인식 기와를 노란색으로 칠한 전남 장성군 장성읍 한 주택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성=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노란색을 활용한 색채마케팅을 도입한 전남 장성군에서 군수가 공무원에게 집을 노랗게 색칠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유두석 장성군수를 직장 내 '갑질' 가해자로 지목한 진정이 제기돼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진정을 제기한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주택 지붕을 노랗게 꾸미라는 유 군수의 추궁을 견디다 못해 사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군청과 가까운 장성읍에 가족과 함께 살 주택을 신축했다.

갈색 스페인식 기와를 얹은 유럽형 주택으로 지었는데, 준공 직후부터 지붕과 처마를 노랗게 칠하라는 유 군수의 요구가 시작됐다고 A씨는 주장한다.

장성군은 지역 명소인 황룡강의 이름에서 노란색을 부각한 색채마케팅 '옐로우시티'를 표방해 시가지 경관 개선에도 활용 중이다.

연합뉴스

시가지 곳곳에 노란색을 입힌 장성군
[전남 장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건축물 외벽과 시설물에 노란색을 입히고 노란색 정원을 조성하는 등 시가지 곳곳을 노랗게 꾸며 장성을 옐로우시티라고 알렸다.

A씨는 "설계 목적이나 자재 특성과 맞지 않는 노란색으로 지붕을 칠하라는 유 군수의 요구가 직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붕 색을 바꾸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적인 자리와 사적인 모임을 가리지 않는 유 군수의 추궁에 몇 달씩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A씨는 "자격 조건이 부족한데도 우리 집을 옐로우시티 경관개선 사업 대상으로 추진했다"며 "유 군수의 강요가 개인적인 행동에 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성군 관계자는 "A씨가 장성군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다"며 "옐로우시티 경관개선 사업의 참여 여부를 물은 것이지 지붕 색을 바꾸라는 강요가 아니었다"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군 관계자는 "경관개선 사업에 참여하겠다던 A씨가 뜻을 바꿨고 군청도 그러한 입장을 수용했다"며 "제기된 의혹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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