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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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600명 넘는 직원에 대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보하자 이스타항공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순환휴직 등 고통분담 방안도 무시한 채 사측이 대량실업으로 사태를 몰고 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측은 코로나19 위기로 경영이 크게 악화돼 정리해고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8일 오전 이스타항공 노조는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률 대응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고용안정쟁취투쟁본부장과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전일 오후 이스타항공은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 사실을 개별 통지했다. 해고 시점은 다음 달 14일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지난달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고 현재 이르면 이달 중 법정관리 신청을 목표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620명이었다. 지난달 98명이 희망퇴직하는 등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정리해고 결과까지 감안하면 회사에는 570여 명이 남게 된다.

이날 노조 측은 "불과 8개월 전까지만 해도 21대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연매출 5500억원을 올리던 이스타항공이 5대의 항공기를 운항하며 570여 명이 일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항공기 반납이 완료된 뒤에는 정비인력에 대해서도 정리해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추가 정리해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정리해고는 인수대상자를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서 경영 정상화 이후 전원 재입사를 약속했지만 노조 측은 이에 대해서도 "정상화까지 얼마나 시일이 걸릴지 모를 뿐 아니라 경영정상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요구에도 답변이 없었다"며 "사실상 지켜지기 어려운 약속"이라고 반발했다.

노조 측은 "이스타항공조종사 노조는 2월 말 임금삭감에 합의했고 5월 초 추가 임금삭감안을 제시했으며 6월에는 체불임금 일부 포기를 선언하는 등 기업회생을 위해 고통을 분담해왔다"며 "이번에는 정리해고만은 막자며 무급 순환휴직을 통해 정리해고에 따른 인건비 절감분에 상응하는 고통분담안을 제시했지만 경영진은 이를 검토치 않고 정리해고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8개월째 임금체불로 노동자들의 생존을 벼랑으로 내몬 것으로도 모자라 기업해체 수준의 정리해고까지 강행, 실업대란의 물꼬를 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 측은 향후 임금 체불 건에 대해 회사 측에 소송을 강행하는 한편 복직을 위한 장기 투쟁 방안도 강구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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