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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하락 얘기하며 급매물만 언급한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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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 하락을 강조하기 위해 '급매 사례'만 골라 언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과열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의 매수심리가 8월 들어 관망세로 돌아서며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실거래가격이 3억~4억원 하락한 사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러 거래 건 중 법인 매매 등 급매 사례만 언급했다"는 지적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초구 반포자이(전용 84.94㎡)의 매매가가 7월초 28억5000만원에서 8월중 24억4000만원으로, 송파구 리센츠(전용 27.68㎡)는 7월초 11억5000만원에서 8월중 8억9500만원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전용 59.92㎡)의 경우 7월중 14억원에서 8월초 11억원으로, 노원구 불암현대(전용 84.9㎡)는 7월초 6억8000만원에서 8월초 5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국토부 거래시스템에는 홍 부총리가 사례로 든 거래가격이 등재돼 있다.

문제는 비슷한 시기 같은 단지에서 신고가 사례도 여럿 나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반포자이의 경우 지난 8월17일 전용 85㎡가 28억원에 거래됐다.

일선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홍 부총리가 제시한 전용 84㎡ 24억4000만원 매물은 법인이 내놓은 급매물이다. 최근 법인 소유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규제강화로 급하게 처분했다는 것이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도 8월 신고가 거래를 여러개 찾을 수 있다. 11억 5000만원에 거래돼 약 3억원 가량 시세가 떨어졌다고 제시한 전용 59㎡는 같은 달 14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 부동산중개업 종사자는 "정부 관계자에게 같은 면적의 반포자이를 24억원에 살 수 있으면 사라고 해보라"며 "부총리 주변에는 부동산 시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느냐"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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