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조사 결과 자민당 국회의원 78% 지지…이미 과반 확보
'약점' 보완 위해 여론 잡기 집중…승리 후엔 중의원 해산 통해 "장기집권 가능" 견해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자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오는 14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80% 가까운 국회의원표를 확보했다. 당선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당내 기반이 적은 스가 장관이 여론을 잡고 '중의원 해산' 카드를 활용해 장기집권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아사히신문은 총재 투표권을 갖고 있는 자민당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원이 78%인 308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전국을 나타내는 '도도부현' 표를 포함해도 58% 지지를 얻는 것이어서, 당선 기준인 과반을 넘기게 된다. 이대로라면 스가 장관의 총재 당선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양원 의원 총회에서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4명과 전국 47개 도도부현 지부연합회 대표 당원 141명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중 과반인 268표 이상을 얻으면 당선한다. 스가 장관이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과 무파벌 의원들의 지지표를 확보하면서 우위에 서 있는 상태다.
함께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각각 국회의원 52명과 24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신문도 8일까지 국회의원 394명 중 3명을 제외한 391명의 의향을 조사한 결과 73%인 287명이 스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지방 당원 표를 포함한 전체의 과반을 득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가 장관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자민당 내 관심은 주요 당직자ㆍ각료 인사와 중의원 해산 시점에 쏠려 있다. 파벌이 없는 스가 장관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 등의 지지를 받아 총재 선거의 우위에 선 만큼, 파벌이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며 갈등을 빚게 되면 지지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스가 장관은 "파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가 장관은 141표의 지방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파벌들의 도움으로 지난달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렸던 이시바 전 간사장을 제치고 우위에 올라선 상황에서 향후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려면 이들의 표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장관이 지방표를 포함한 완승을 노린다면서 "앞으로의 정권 운영을 응시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가 장관이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후 일본 총리가 되면 중의원 해산 시점을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사히는 중의원 조기선거에서 승리하면 내년 총재선거에서 라이벌이 없어 장기집권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계에서는 이달 이후 해산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 한 간부는 "새 정권에 대한 기대를 업고 선거에서 이기면 정권 기반이 굳어져 '스가 1강' 체제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산 시점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추이다. 그는 "중의원 해산 권한은 총리에게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전날 TV아사히 채널에 출연해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중의원 해산 등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