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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스가, 장기집권 노린다”…조기 총선·인사 장악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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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8일 오후 일본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자유민주당 본부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당 총재 경선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자민당 총재 경선은 이날 시작돼 오는 14일 투표를 앞두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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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우위를 굳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관리형 총리’에 머물지 않고 장기집권을 노린다고 일본 언론들이 분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도 사퇴로 치르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차기 총리는 아베 총리 잔여 임기인 1년만 부임하게 된다. 그러나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장기집권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기 세력이 약한 스가 장관이 리더십 강화를 위해 인사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 “스가 장관이 아베 계승을 내걸면서 장기 정권을 시야에 넣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장관의 주위에서도 “내년까지밖에 못한다고 말하면 누구의 상대도 못 된다”며 장기 집권을 독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 2일 니혼TV에 나와 ‘1년뿐인 핀치히터(대타)인가’라는 질문에 “핀치히터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이라며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장기집권의 지렛대는 조기 총선이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3년짜리 총리직도 맡지만, 보궐선거의 경우 전임 총리의 잔여 임기까지만 맡는다. 스가 장관은 당선되더라도 총선 직전인 내년 9월까지만 국정을 맡는다. 하지만 스가 장관이 압도적인 지지로 총재직에 당선되고, 그 기세를 몰아 조기 총선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사히신문은 “새로운 정권이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여당은 새로운 4년의 중의원 임기를 확보하게 된다”며 “이 경우 자민당 내에선 내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상대 후보가 서지 않고, 장기집권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조기 총선 시점으로는 연내가 꼽힌다. 자민당 간부는 “스가 장관은 연내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스가 장관은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대응이 우선”이라면서 말을 아꼈지만, 중의원 해산은 총리의 권한이라면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스가 장관이 리더십 강화를 위해 인사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일본 총리는 내각과 당 고위직 인사를 좌우할 막강한 권한이 있다. 스가 장관은 오는 16일 집권 이후 ‘탈(脫) 파벌’을 표방한 내각과 당 인사를 단행하려 한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파벌이 없고 세가 약한 스가 장관이 파벌 정치를 견제하고, 자기 세력을 만들기 위해 인사권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베 내각에서 역대 최장기 관방장관을 지낸 스가 장관은 관료 장악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4년 내각인사국 설립을 주도해 고위 공무원 인사를 총리 관저가 장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아베 독주 체제’의 폐해인 ‘손타쿠(忖度·고위 공무원들이 총리의 심기를 헤아려 행동함) 정치’의 책임이 스가 장관에게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내각과 의회는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무파벌인 스가 장관이 내각에 이어 국회까지 장악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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