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대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을 이어온 전공의들이 일부 복귀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0.09.08. bjko@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추가 기회 논의 자체 필요성이 떨어진다"(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 9일 정례브리핑)
"52.4%"(여론조사에서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 구제 여부에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됐다. 정부는 국시 미응시자들을 구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여론 역시 이들에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와 별개로 이미 복귀방침을 정해 파업 동력도 약화됐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새로 꾸려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전체 전공의가 진료에 복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명종 대전협 공동비대위원장은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었다"며 "교수님과 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금은 (단체행동을 재개할) 명분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 (단체행동이)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공의들은 없다"며 "당장은 (단체행동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의료계 파업에 동참하며 국시를 단체로 거부한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이다. 올해 국시 실기시험과 내년 1월 필기시험까지 통과하면 의사면허가 발급되는데 현재로선 이를 구제 받을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6일 접수를 마감한 국시에는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446명(14%)만이 접수했다. 미응시율이 86%에 달하지만 정부는 한 번 신청 기한을 연기한 만큼 더 이상 재연장이나 추가 접수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국시는 의사 뿐 아니라 한의사, 공인중개사, 건축사 등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고 있어 이들을 구제해줄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이미 시험 날짜는 한 차례, 접수 기한은 두 차례 연기한 바도 있다.
━
내부 분열 조짐 보이며 파업 동력 사라져…서울대 의대 재학생 81% "국시 거부 반대"
━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진료복귀를 시작하는 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점심시간 이동하고 있다. 2020.09.08. dadazon@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게다가 의료계 내외부적으로 파업을 유지할만한 동력도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의대생의 대선배격이라 할 수 있는 의협은 합의문 작성 이후 의대생 구제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의대생 사회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포착된다.
의협은 "의대생과 회원에 대한 보호와 구제를 전제로 합의했다"며 "의대생들 구제책이 없다면 합의 역시 더는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기존처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국시 거부'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아무도 구제해달라고 원한적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지만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시 거부, 동맹휴학 지속 여부 설문조사에선 본과 4학년 응답자의 8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
국민 절반, 국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반대"
━
/사진제공=리얼미터 |
국민 여론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오마이뉴스' 의뢰로 국시 미응시 의대생을 구제하는 데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반대' 응답이 52.4%로 다수였고, '찬성' 응답은 32.3%로 집계됐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시 접수를 취소한 의대생에 대한 구제를 반대한다는 국민 청원도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48만8000여명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 지역 의과대학 본과 4학년 재학생은 "의협 회장의 졸속 합의에 상당한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도 "단체행동은 연대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사실 크다"고 털어놨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