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방위상·하기우다 문부상·가토 후생상 등 물망
한국에선 낯선 명칭인 관방(官房)은 일본의 행정조직에서 사무의 통합 및 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선임부서다.
총리의 '안사람'(女房)으로 불리는 내각 관방장관의 주요 기능은 각 행정부처·국회와의 조정·가교 역할을 하고, 대변인으로서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설명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사의 표명 전에 월간지 '하나다' 최신호(9월)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스가 장관을 언급하면서 "스가 총리에게는 스가 관방장관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관방장관 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 줄곧 관방장관을 맡아 아베 내각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했는데, 이제 그 자리를 물려준 후임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기자회견 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10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가 장관이 자민당 총재로 14일 선출되면 15일 당 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16일 임시국회 지명선거를 거쳐 총리로 취임한 뒤 곧바로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재 스가 내각에서 첫 관방장관을 맡을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국회 대책위원장을 3년 이상 맡은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75·이시하라파) 중의원 의원 외에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64·무파벌) 경제산업상,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4·다케시타파) 후생노동상, 고노 다로(河野太郞·57·아소파) 방위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57·호소다파) 문부과학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9·무파벌) 환경상이 거론되고 있다.
모리야마 의원은 국회 운영 과정에서 스가 장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정도로 두 사람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장관이 아베 총리의 사의 표명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총재 선거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전한 대상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모리야먀 위원장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파벌 대표로서 스가 장관에 대한 지지를 제일 먼저 표명한 니카이 간사장의 유임설과 모리야마 위원장의 관방장관 기용설이 확산했다.
그러나 모리야마 위원장은 올해 75세로 고령인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스가 장관이 정치적 스승이라고 말하는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1926~2000) 전 관방장관의 장남인 데다가 무파벌이라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처를 이끌어온 가토 후생상은 구 대장성(大藏省) 출신으로 실무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각 관방을 이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가토 후생상은 2012~2015년 관방부장관으로 스가 장관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하는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문부상은 2015~2017년 스가 장관 밑에서 관방부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는 데다가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 일원이고 스가 장관과 평소 관계가 좋았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올라 있다.
다만 하기우다 문부상은 지난해 대학 입시 민간 영어시험 도입과 관련해 "신분(재력)에 맞게 두 번을 골라서 보면 된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는 등 거친 발언으로 종종 구설에 올라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스가 장관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추천자(2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노 방위상은 평소 SNS를 잘 활용해 발신력이 강한 점과 2009년 총재 선거 때 입후보해 스가 장관의 지지를 받고, 스가 장관과 같은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역구 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고노 방위상은 경제 각료 자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방위상.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고노 방위상은 외무상 시절인 지난해 7월 보도진 앞에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향해 "극히 무례하다"라고 면박을 주는 결례를 범하는 등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주변에선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평도 듣고 있다.
주요 언론사 여론 조사에서 차기 총리 주자의 상위권에 포진하는 고이즈미 환경상은 무파벌인 데다가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점, 스가 장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 때문에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스가 후보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될 경우 파벌 요소를 배제한 적재적소 인재 배치 원칙을 강조했다며 개혁 성향과 전문성을 고려해 인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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