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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서울 아파트 급매물 늘어도 집값 하락 체감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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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만에 서울 급매물 20% 증가

서울 718건으로 가장 많아

강남권·양천·마포서 뚜렷

매수자 우위·하방압력에도

강북 아파트 신고가 행렬

패닉 바잉 중저가 집중된 탓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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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문제원 기자]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시장에 급매물이 쌓이고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공개되는 수치와 통계상으로는 집값 하락의 전조현상이 나타나는 분위기지만 일부 단지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매물이 나오는 등 실수요자의 체감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에서 급매물 증가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718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3463건이었던 급매물은 이날 4181건으로 20.7% 늘었다. 최근 한 달간 서울 급매물 증감 추이를 보면 지난 8ㆍ4 공급대책 직후인 6일 5494건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고 같은 달 말엔 3000건대 중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급매물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며 최근 이틀 연속 4000건대를 웃돌았다.


상승 피로감? 강남권 급매물 증가세 뚜렷

급매물 증가세는 강남권과 양천ㆍ마포 등에서 뚜렷했다. 강남구와 양천구는 이달 들어 각각 급매물이 71건 늘면서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증가세가 뚜렷했다. 이어 ▲서초구(365→433건) ▲송파구(197→262건) ▲마포구(96→161건) 순으로 급매물 증가량이 많았다. 특히 급매물 증가세는 이달 들어 강북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모두 나타났다. 아실 관계자는 "해당 통계는 공인중개사가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을 올릴 때 급매로 표시한 것들을 집계한 것"이라며 "정부의 허위매물 처벌 방침으로 중개사들이 아무런 기준 없이 급매로 올리지는 않는 만큼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지별로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급매물 증가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말 11건이었던 급매물이 최근 44건까지 증가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이 아파트 84㎡(전용면적ㆍ6층)의 매도호가는 16억7000만원이다. 지난 5일 17억원에 등록했다가 최근 호가를 3000만원 내린 물건이다. 이 아파트의 7~8월 실거래가는 17억1000만원이었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을 내놓는 집주인이 많아진 반면 매수자는 거의 없다"며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단지 내에서 가격이 급락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것도 매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도 매수자 우위로 전환

실제 매수 관망 분위기는 최근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5) 대비 5.3포인트 하락한 96.2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KB가 서울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을 조사해 산출한 지수로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아래면 매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에서 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둘째주 이후 13주 만이다. 국민은행 측은 "서울의 매매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매매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최근 정부가 발표한 7ㆍ10 대책과 8ㆍ4 공급대책의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와 법인 소유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자동말소되는 등록임대사업자 보유주택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하방압력이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고가는 여전…외곽 중저가는 강세

다만 서울 아파트 곳곳에선 여전히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통계만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전부 파악하긴 힘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노원ㆍ도봉ㆍ강북ㆍ구로구 등 비교적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은 최근 몇 달 사이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84.9㎡의 경우 지난 7월14일 10억원 선을 돌파한 이후 현재는 호가가 12억5000만원까지 올라갔다. 강남권 고가 단지가 보유세 강화로 다소 주춤하는 사이 젊은 층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중저가 단지로 집중되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년부터 3기 신도시 등 6만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집값 추이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값은 당분간은 보합세를 보일 것 같다"며 "고가주택은 주춤할 모습이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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