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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불가피…자회사 분리매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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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앞으로 어떻게 되나

[경향신문]

경향신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11일 인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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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노선 조정 등 체질 개선
일각에선 박삼구 회장 ‘책임론’도

아시아나항공이 11일 2014년 자율협약 졸업 이후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서, 향후 재매각 추진까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향후 조직개편, 노선 조정 등 사업구조 개편, 부채비율 안정화 등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과 6개 계열사를 2조5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자 현산은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 1조원 인수 대금 인하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산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결국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됐다. 이날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현산의 결정을 충분히 존중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절차나 협의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2조4000억원 지원을 의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올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 ‘6개월간 고용 총량 90% 유지’가 있어 당장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있지만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원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영구채 8000억원을 출자전환해 1대 주주(약 37%)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의 최대주주 자격 박탈 이후 차등 감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부행장은 “회사의 연말 재무 상황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호산업 최대주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현 사태를 가져온 박삼구 회장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구주 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안기금 조건에 계열사 지원 금지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매각 고민”
현산 측은 ‘계약금 반환’ 소송 예상

채권단은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최 부행장은 “그룹의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은 연말까지 4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선 12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2800억원은 정밀 실사를 통해 검증한 후에 관리 및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분리매각 가능성도 계속해서 거론된다. 기안기금이 계열사 지원 금지를 지원 조건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행장은 “에어서울, 에어부산,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등의 매각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산은 주도의 구조조정보다는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GM을 국유화한 후 빨리 정상화시켜 다시 민영화한 것처럼 가장 신속하게 정상화시킬 수 있는 경영진을 모셔와 충분한 권한을 주고 책임도 질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산은은 대주주로서 감독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조속히 기업을 정상화시켜 재매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채권단의 목표대로 정상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영 정상화가 늦어져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비판도 나올 수 있다. 한편 현산 측은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임아영·김지원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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