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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무더기 해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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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무급 순환휴직 ‘진실공방’

정부·여당 ‘이상직 책임론’에

승무원·일반직 ‘노노 갈등’도

일각 “정부가 외면해선 안 돼”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스타항공 노조가 지난 9일 전주 전북도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노동자가 ‘결국 (창업주) 이상직이 문제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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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무더기 정리해고’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것과 관련, 노사가 ‘진실 공방’으로 이전투구를 벌이는 데다 이슈가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갈등이 전방위로 증폭되고 있다.

노사가 벌이는 진실 공방은 ‘무급 순환휴직’에서 빚어졌다. 조종사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무급 순환휴직 등의 제안을 검토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노조가 먼저 체당금(최종 3개월분 임금 또는 휴업수당 등) 손해 등을 이유로 무급휴직에 반대했다”고 맞받아쳤다.

갈등은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됐다. 조종사노조는 최근 ‘김유상 경영진본부장이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직원들을 선거인단 모집에 동원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폭로했는데, 이에 김 본부장은 “민주당원으로서의 활동이었으며 불법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측근이다. 노조는 또 사측이 직원들에게 이 의원과 민주당 다른 의원에 대한 후원금 납부를 독려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침묵했던 여권은 ‘이상직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특히 이 의원 딸의 생활비와 아마추어 골프선수인 아들의 유학 생활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여당도 일제히 선은 긋는 모양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이 의원이 책임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서 했다”고 강조했고,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창업주인 만큼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상직-이스타 비리 의혹 진상규명특위’는 10일 이 의원을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정의당은 “기본적인 인간성조차 상실된 듯하다”는 논평을 냈다.

노사 갈등과 함께 ‘노·노 갈등’도 불거졌다. 운항 승무원 220여명이 속한 조종사노조는 강도 높은 투쟁을 주장한다. 반면 직원 1600명이 부문별 대표를 선임해 구성한 근로자대표단은 투쟁보다 대화를 촉구하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조종사노조는 그동안 창업주 이 의원 일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폭로해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 모두 직격탄을 맞기는 했지만, 특히 이스타항공은 무더기 정리해고를 당한 직원들의 고통을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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