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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폼페이오 첫 방북때 김정은 `전쟁`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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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밥 우드워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말 북한을 처음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벌일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국무부 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 폼페이오 국장에게 "우리는 (전쟁에) 매우 근접했다(We were very close)"며 '허세'를 부렸다. 미·북 양국이 전쟁 직전까지 갔다는 점을 강조한 뒤 "나는 내 아이들이 핵무기를 짊어지고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 목적은 한국 정부를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드워드에게 김 위원장이 미국과 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었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다. 본지가 입수한 신간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3일 우드워드와 인터뷰하면서 "그는 완전히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우드워드가 '그가 그렇게 말했냐'고 되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며 "그는 전쟁을 예상했지만 우리는 만났다"고 답했다. 북한이 2017년 당시 미국과 전면전까지 대비했으나 협상 국면이 열리며 물러섰다는 의미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인지, 정상회담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과장해서 말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방북 이후 한 측근에게 "그것(김 위원장의 전쟁 발언)이 진짜인지, 허세인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말까지는 북한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가졌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우드워드의 신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DMZ)로 향하기 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작별 키스'를 했다고 주변에 말했다. 그는 헬기에서 다이어트 콜라를 2캔이나 들이켜면서 "그들이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있지 않겠냐"고 묻기도 했다. 동승했던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이 인지하고 있다는 정보는 없다고 안심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일어나 멜라니아에게 작별 키스를 하고 '당신을 다시 못 볼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내가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무슨 일이 미국 대통령에게 일어난다면 이 나라에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DMZ행 헬기는 기상 악화로 되돌아온 바 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헨더슨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김 위원장을 또 한 번 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사람들과 거래를 해왔지만 그들은 조 바이든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없다"며 "김정은도 그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미국이 2017년 북한에 핵무기 80개 사용 가능성이 포함된 작전계획 5027을 검토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보도"라며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핵무기 사용은 작전계획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우리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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