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실사 요구는 무리한 것 아니었다…인수 무산은 금호산업 선행조건 미충족 때문"
정몽규 HDC현산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기자회견 모습 |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15일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무산이 금호산업[002990]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HDC현산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는 10개월 동안 끌어오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지난 11일 무산된 이후 HDC현산의 첫 공식 입장이다.
현산은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면서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필요한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전환사채) 발행 및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 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되면서 재실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에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경영진·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까지 현실화했다"면서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기에 재실사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과정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역할이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8월 26일 면담에서 재실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12주를 고수하지는 않았다"면서 산업은행이 이에 대한 아무런 답변 없이 언론을 통해 인수 무산을 공식화했고, 금호산업이 일방적으로 이번 계약의 해제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주장과 달리,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담보) 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C현산 측의 이런 반응은 2천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DC현산 관계자는 "법적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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