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소도 폐에 물차고 상태 나빠
800만원 하던 한우 헐값에 도축
15일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을에서는 수해로 죽은 소들의 넋을 달래주기 위한 ‘소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양정마을 주민들을 대표해 위령제에 나선 전용주 이장은 “소들이 사람 대신 차가운 물 속에서 억울하게 죽었고 마을은 풍비박산 났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전남 구례군에서 열린 ‘소 위령제’에서 씻김굿이 진행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례 양정마을은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541㎜의 폭우가 쏟아진 뒤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자 통째로 침수됐다. 구례 축산농가들은 “물난리로 죽은 소가 500마리가 넘고 찾지 못한 소들만 70마리, 수해에 살아남았어도 어쩔 수 없이 폐사하거나 도축한 소가 200마리”라고 했다. 지난 9일 기준 600㎏급 한우 1마리 가격은 734만원, 지난 6월에는 800만원을 웃돌았었다.
이날 위령제에는 죽은 지 며칠 되지 않은 송아지 한 마리가 놓였다. 이 송아지 주인은 “한 달 전 수해가 일어났을 때쯤 태어났는데 물난리 통에 체력을 잃었고 어미도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죽어 젖도 물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해로부터 한 달이 지나가지만, 소들이 계속 죽어 나간다.
양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축산농가들은 평소의 4분의 1 수준인 200만원도 못 되는 돈을 받고 소를 도축하고 있다. 양 대표는 “소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가장 질이 안 좋은 ‘등급 외’ 판정을 받지만, 몇백만원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도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