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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난민정책 근간 '더블린 조약' 수정키로…伊·그리스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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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언급…'이주민 첫 도착지서 망명·난민 신청' 폐지 방침

연합뉴스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가 화재로 전소돼 거처를 잃은 체류자들이 노숙하는 모습. 2020.9.17.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이주민·난민에게 첫 도착 국가에 망명·난민 신청을 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밝히자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EU 차원의 난민 정책을 규정한 '더블린 조약'을 손보겠다고 공언했다.

더블린 조약은 EU 역내에 들어온 이주민·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 망명·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담은 것으로 1997년 발효됐다.

하지만 아프리카·중동 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요인으로 이주민·난민 유입이 집중되는 이탈리와 스페인, 그리스 등은 특정 국가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불공평한 조약이라며 수정을 요구해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러한 언급은 그리스 최대 난민촌인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가 지난주 대형 화재로 전소돼 1만명이 넘는 체류자들이 길거리에 나앉는 등 난민 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대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17일 로마 외곽의 일선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EU 난민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콘테 총리는 "더블린 조약을 넘어서는 쪽으로 가고 있어 기쁘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줄곧 이러한 방향으로 사안을 다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이주민·난민이 도착하는 첫 국가에 사실상 벌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난민들이 연일 몰려들면서 지역 주민들이 항의 집회를 하는 등 갈등이 표면화했다.

모리아 캠프 화재 뒤처리로 골머리를 앓는 그리스 정부도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기오르고스 쿠무차코스 이민부 장관은 취재진에 더블린 조약은 실패했으며 즉각 변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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