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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특혜는 없다”… 진흙탕서 군사훈련 받는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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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계승 서열 1위’ 벨기에 공주 화제

왕립군사학교서 1년 동안 교육

훈련소서 4주간 기초훈련 진행

장교 “다른생도와 똑같이 대해”

세계일보

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리에주의 육군 훈련소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엘리자베스 공주가 왕립군사학교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타임스 등에 따르면 18세인 엘리자베스 공주는 올해 영국 웨일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년 동안 왕립군사학교에서 군사학과 사회학을 배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엘리자베스 공주는 지난 2일부터 벨기에 리에주에 있는 훈련소에서 4주짜리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군사학교에 따르면 훈련기간 공주는 사격, 행군, 위장술뿐 아니라 절제, 존경, 헌신, 용기 등 국방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벨기에 왕실은 공주가 다른 생도들과 함께 포복, 사격, 제식 훈련 등을 받는 모습을 최근 공개했다.

공주를 담당하는 훈육장교는 “그녀가 우리와 함께하게 된 것은 우리에게는 영광”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그녀를 다른 생도들과 똑같이 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주는 다른 모든 학생과 마찬가지로 이름 대신 성으로 불린다”며 “동료 생도들도 그녀를 소대 구성원으로 잘 받아들였다. 아무도 소대에 공주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훈련소에는 경호원 한 명이 배치돼 매의 눈으로 공주 주변을 감시하고 있지만,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섞여 있기 때문에 아무도 경호원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고 훈육장교는 덧붙였다.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한 대령도 “공주는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특별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지 VRT방송은 공주가 다른 이들과 똑같이 진흙탕을 기며 훈련을 받는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이번 훈련기간에는 각 소대가 서로 분리돼 다른 소대와의 접촉이 원천 차단된다. 훈련,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마스크도 항상 착용해야 한다.

규율이 엄격한 왕립군사학교를 거치는 것은 국왕이 군 통수권을 맡는 벨기에 왕실의 전통이다. 공주의 아버지인 필리프 국왕도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다만 공주가 왕립군사학교에 들어간 것은 엘리자베스 공주가 처음이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왕위 계승자로서 1년간 훈련에 참여할 뿐 졸업장은 받지 않을 예정이어서 별도 입학시험도 치르지 않았다.

공주는 기초 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치면 오는 25일 자신의 부모 앞에서 거행되는 퇴소식에서 푸른 베레모를 받게 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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